바이러스처럼 퍼지는 신천지·정치권 커넥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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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0-03-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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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피연 "이만희, 정치권에 30억 로비" 주장

  • 교세 확장 활용...이낙연 총리 접근 시도

  • 여야 안가리고 전·현직 의원 포섭 가능성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정치권의 '커넥션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관련 의혹의 핵심은 '조직적 로비를 통한 신천지의 정치세력화'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신천지와 정치권의 커넥션 의혹이 암암리에 떠돌았다.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원설과 2007년 한나라당 대선 때 당원 1만여명 가입 의혹,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새누리당 작명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이만희 총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30억원 살포설', '이낙연 전 국무총리 포섭설' 등으로 신천지의 정치권 로비 의혹이 확산했다. 신천지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전·현직 국회의원 포섭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만희 허락 없이 30억 살포 불가능"

2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는 신천지가 정치권 개입을 위해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신강식 전피연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30억 로비설'에 대해 "내부 제보자들이나 탈퇴자들이 증언한 내용을 검찰에 진술했다"며 "검찰에서 진지하게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피연은 정치권 로비의 핵심 인물로 이만희 총회장과 그 측근을 지목했다. 이 총회장이 사실상 신천지 교주인 상황에서 그의 허락 없이 수십억 규모의 자금이 정치권에 건네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종철 전 신천지 섭외부 간부는 같은 날 통화에서 "(정치권에 건네진 액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힐 수 없다"면서도 "돈 부분은 이만희 총회장이 측근 중의 측근인 사람에게만 지시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금품이 전달된 시기'에 대해선 "선거 때는 물론 수시로 정치권에 전달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보호를 받고자 하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손을 써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 전 간부는 신천지가 정치권에 로비를 벌이는 이유에 대해 '신천지 과천본부 건축 허가'를 언급했다. 현재 신천지 과천본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쇄된 상태다.

◆"신천지, 이낙연 활용해 교세확장 이용"

그는 "신천지가 건축 허가를 받은 곳이 몇 군데 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과천본부인데 아직까지 허가가 되지 않고 있다. 신천지가 성전을 건축하고 싶어 기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색'을 가리지 않고 신천지가 정치권에 접근한 정황도 나왔다. 이날 정운현 전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천지가 위장단체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을 통해 실제 이 전 총리에게 접근을 시도한 사실을 밝혔다.

정 전 비서실장은 "그들이 표방하는 것이 세계 평화, 남북통일 등 거대 담론을 얘기해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지난해 6월 말 만났다"며 "이들이 가져온 소개용 책자에 이만희 교주가 등장해 신천지라고 눈치를 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말에는 문자로 연락이 와서 대뜸 '사전에 연락해서 만나기로 했다'고 일정을 알아봤다"면서 "실제 그날 총리 일정을 보니 약속한 적이 없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실장이 이들이 거짓말까지 하면서 이 전 총리에 접근하려던 이유에 대해 "이 전 총리의 사회적인 평이 좋지 않습니까. 나아가서 실세 총리로 불렸다"면서 "아마 이만희 총회장과 이 전 총리의 만남을 주선해 사진을 찍는다는 등 교세 확장에 활용하려 한 것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입장 발표'.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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