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중국·일본 승객’ 국내 항공사 사면초가... “올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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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8-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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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8개사 2분기 국제선 승객 절반 중국·일본 노선 의존... 수익성 타격

  • 상장 6곳 시총 한달 반 새 1조3000억 증발... 3분기 더 어려워

일본에 이어 중국의 불확실성까지 겹쳐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일본의 노선에만 집중해왔던 만큼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18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8개 항공사의 지난 2분기 국제선 승객 절반가량은 중국과 일본 노선이 차지했다.
 

 

◆ 에어부산 전체 국제선 여객 중 69.8%가 일본...'쏠림현상 가장 높아'

이 같은 쏠림현상은 같은 기간 에어서울(전체 국제선 여객 48만명 중 65.8% 차지)이 가장 컸고 에어부산(95만명, 59.2%), 티웨이항공(125만명, 52.8%), 아시아나항공(350만명, 51.0%), 이스타항공(70만명, 48.7%), 제주항공(202만명, 48.4%), 진에어(130만명, 45.3%), 대한항공(507만명, 39.5%)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현지 정책 등으로 인해 대한항공(중국 20.4%, 일본 19.1%)과 아시아나(중국 28.6%, 일본 22.4%) 등 대형항공사(FSC)는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에 제주항공(일본 39.2%, 중국 9.2%), 진에어(일본 42.2%, 중국 3.1%), 티웨이항공(일본 50.5%, 중국 2.3%), 에어부산(일본 50.6%, 중국 8.6%), 이스타항공(일본 43.7%, 중국 5.0%), 에어서울(일본 65.8%)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일본 비중이 컸다. 최근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진 배경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은 중국과 일본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고 단거리 노선 특성상 수익률이 좋아 국내 항공사들도 적극 진출해왔다"며 "하지만 이 같은 쏠림현상으로 인해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등 현지 이슈가 있을 때마다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과 일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탑승객이 줄어들자 60개가 넘는 일본행 노선에 대해 중단하거나 감축 결정을 내렸다.

◆ 대안으로 선택했던 중국도 어려워..."하반기 수익성 더 떨어질 것"

중국 노선을 좀 더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좌절된 상황이다. 중국 민항총국은 최근 항공사에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이달 9일부터 10월 10일까지 현지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증편, 부정기편 운항 등 모든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도 모르고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신규 취항 준비에 한창이었다.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은 다음달 인천∼장자제 노선에 취항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등도 최근 일본에서 뺀 비행기를 중국에 넣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LCC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최근 신규 취항뿐만 아니라 이스타항공이 운항하는 청주-심양과 청주-하얼빈 노선, 티웨이가 운영 중인 인천-하이난(싼야) 노선 등 기존 노선도 일시적으로 운항 축소 또는 중지하라고 통보하면서 혼선을 빚었다"며 "일단 중국 당국이 기존 노선에 대해서는 자국 항공사 정리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한시름 놨지만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시가총액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항공사 6곳의 합산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4조8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말(6조1003억원)보다 21.3% 감소한 수치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악재가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여행 거부 운동 등 대외적인 항공업계 악재는 8월 이후 더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9월 추석 연휴가 지나면 성수기 효과도 사라지는 만큼 항공 예약률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 2분기 큰 영업손실을 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고, 제주항공 등 대부분 LCC도 2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휴가철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출국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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