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아파트 신고가 경신…"거래량 없이 매물 한 두개로 일시적 상승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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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기자
입력 2018-07-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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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ㆍ2대책 1년…부동산 시장 점검

  • 재건축 매수 늘어 2주연속 상승

  • "똘똘한 한 채 수요자 늘었지만 실질 거래량 적어 일시적 현상

  • "거시경제 불안, 금리인상 등 악재 대기"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정부 부동산 규제로 숨죽였던 강남4구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강남4구 집값은 이달 셋째 주에 이어 넷째 주에도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을 발표하자 잠시 주춤하던 매수세가 다시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로 몰리면서 저가 매물이 소진되며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보유세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힌 데다 다주택보다 똘똘한 한 채를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강남 대표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 아파트값 상승은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단지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보일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금리인상이 예고되어 있고 정부의 후속대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부동산시장의 향방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초강력 대책인 '8·2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을 맞아 부동산시장이 과열과 대세하락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강남 아파트값은 0.05% 올랐다. 인근 서초구(0.07%), 송파구(0.02%), 강동구(0.02%)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강남4구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 개포주공, 한신4차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대한 매수세가 늘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은 0.07% 올랐다.

강남4구에서는 이달 들어 신고가로 거래된 단지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이 16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말 께 10층이 최고가 16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3500만원 오른 수치다. 특히 1월 최고가를 찍고 계속 내림세를 걷다 지난 5월 말께 13억9700만원을 찍고 다시 상승전환됐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올랐다기보다는 이제 회복이 됐다고 본다"면서 "정부 규제가 더 이상 나올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집값이 오를 거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몇몇 소유주들도 호가를 높여 매물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도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 매물이 이달 13일 23억원에 거래되며 지난 2월 기록한 22억원(26층)을 훌적 뛰어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 6월부터 신고가 매물이 등록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아파트 전용 49㎡는 지난달 초 16억원(21층)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현대아파트 전용 53㎡는 2월 7억4000만원에 계약됐지만 지난달 8억1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부가 발표한 보유세 인상안이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소유자 일부를 제외하면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매수 수요가 살아나면서 저가매물이 소진되고 새로운 거래가 성사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49㎡ 매매 하한가가 17억1000만원에서 17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개포주공5단지 전용 53.98㎡ 하한가는 12억6000만원에서 12억8000만원으로 상승했고, 상한가도 12억8000만원에서 13억원으로 2000만원 올랐다.

서성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주춤했던 서울 강남권 매매시장은 최근 저가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데 비해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로는 다주택보다는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4구 아파트 거래량은 27일 기준 625건으로 지난해 7월 거래량인 3574건의 6분의 1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정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가 많아졌으며 이 수요가 장기적으로 비전 있는 강남권의 물량에 유입된 것"이라면서 "수요 규제책으로 가수요가 일정부분 시장에서 퇴출되긴 했으나 강남권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수요자들이 급매물을 위주로 매물을 고를 수 있는 타이밍에 몰리면서 호가상승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추세가 부동산 시장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짝 저가매물 소화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운데 올해 초 신고가를 못 따라가는 주택들이 대다수다. 거래량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량이 없는 상태에서 나오는 호가라 신뢰하기 어렵다. 최근 집값 하락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시적 반등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은 거시경제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거시경제가 불안하고 금리인상 등 악재가 대기하고 있다보니 내년까지 약보합에 머물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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