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②] 자우림 "'제2의 자우림', 좋은 현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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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8-06-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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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SBS MTV ‘더 스테이지’에서 자우림 김윤아는 오랫동안 MC로 진행을 이끌어가고 있다. 고충은 없었을까.

김윤아는 “가끔 방송 스케줄과 겹치는 것 말고는 큰 고충이 없다. 녹화를 위해 다양한 지역을 가면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색이 다른데도, 어딜 가도 너무 반겨주신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재밌다”면서 “저희 팀이 외부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 다른 뮤지션분들을 만날 기회가 없는데 ‘더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많은 뮤지션들을 만나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새 앨범을 발매한 자우림은 같은날 KBS2 ‘뮤직뱅크’로 첫 컴백 무대를 가졌다. 아이돌 그룹들의 무대가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음악 방송 출연이 눈길을 끌었다. ‘뮤직뱅크’ 출연을 앞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김진만은 “‘뮤직뱅크’는 9집 때도 출연 했었다. 저희 팀이 말재주가 있는 팀도 아니고 캐릭터가 웃기지도 않으니 방송에 나가서 노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없지 않느냐. 그래서 음악 방송에 나가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선규는 “저희가 20세기 말에 가요계 데뷔하고 나서 참 많은 걸 겪었다. 데뷔할 때 IMF를 겪기도 했고, 대통령도 몇 번 바뀌었다. 웃긴 게 ‘일탈’이라는 노래에 보면 신도림역이나 아파트 옥상을 떠올리는데 지금 어린 아이들도 똑같은 걸 느끼더라. 같은 일탈을 느끼고 있구나 싶어서 재밌었다”며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 팀인 게 20년을 하다보면 심경의 변화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 그런데 과거 ‘나는 가수다’를 통해 심기일전을 할 수 있었듯이, 이번 ‘비긴어게인’에 출연하면서도 심기일전 할 수 있었다. 김진만 씨와 같이 갔었다면 좋았을 것 싶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자우림 김윤아 [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20여년의 시간이 지나도 초심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우림. 달라진 점도 있었을 터.

김윤아는 “개인적으로 8집까지는 멤버들을 스트레스 주지 말고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데 9집을 기점으로는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9집부터 녹음실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멤버들을 못살게 굴었고 좀 더 즐거운 음악동아리 느낌에서 전보다 한층 더 프로페셔널한 걸 지향하자는 생각에 바꾼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진만은 “밴드니까 즉흥적인 것에 주안점을 뒀다면 연륜이 쌓이니까 앨범 한 장이라도 찝찝한 걸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앨범 이후로 건강상의 이유로 급사할 수있지 않느냐”는 너스레로 웃음을 자아냈

또 김윤아는 “11집은 더 농밀한 사운드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모든 뮤지션이 그러하듯 자신의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수록곡이 있을거다. 자우림 멤버들 역시 애착가는 곡을 꼽아줬다.

먼저 이선규는 “개인적으로 ‘Sleeping beauty’를 좋아한다. 이건 자우림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음악이다”고 단언했다. 김진만은 “‘광견시대’도 좋지만 ‘있지’라는 곡도 좋다. 작년에 이미 작업을 끝낸 곡인데 이 곡이 타이틀 곡이 될 줄 알았다. 처음에 간이 데모를 썼을 때 가슴이 쿵 내려앉았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잘 실려서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아는 “한 곡만 꼽아야 한다면 ‘아는 아이’를 꼽고 싶다. 밴드 음악도 이제는 70년대처럼 할 순 없으니 사운드가 현대화 되고 외부에 있는 좋은 요소들을 가져와서 변화를 시켜야하는데 ‘아는 아이’가 더 모던하게 사운드를 낸 곡이다. 부러운 마음으로 적은 가사다. 우리는 우리끼리만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사회생활을 그렇게 해도 여전히 그렇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사랑받는 재능을 타고난 분들이 계셔서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행복한 순환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 대중분들 앞에 서는 일을 하면 그런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 가진 분들이 부럽다고 생각해서 만든 곡이다. 앨범 후반부 3개월 전에 만든 곡이다. 치과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마취를 하면 살짝 어디를 갈았는데 거기에 너무 집중하면 아플 것 같아서 치과 치료를 받으며 가사를 썼다”고 재밌는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자우림 이선규 [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가요계는 밴드 음악을 찾아보기 드물다. 과거 비주류 음악이었던 힙합 음악이 이제는 가장 핫한 음악으로 떠오른 반면, 여전히 밴드 음악은 비주류 음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

자우림은 그 이유를 매체에서 찾았다. 이선규는 “매체 때문인 것 같다. 꼭 밴드를 하는 분들은 옥탑방에서 나오고 자는 것만 나오지 않느냐. 어디든 멋지게 소개됐으면 좋겠다. 돈을 못 벌어도 돈을 많이 버는 것처럼 비춰졌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밴드 대표 주자로서 걱정도 덧붙였다. 그는 “제가 20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여성 보컬에 남성 연주자가 나오는 밴드는 꼭 ‘제2의 자우림’이라고 붙인다. 그건 좋은 현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밴드 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2의 자우림’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진만은 “밴드 음악에 대한 선배로서의 사명감이 원래는 없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좋은 밴드들이 나오고 있고 밴드음악만이 가지고 있는 게 있는데 좋은 밴드들이 나올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이돌 시장은 커지는 반면 록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아쉬움은 없을까.

김윤아는 “록 페스티벌 가면 록 음악에 열광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밴드만의 사정일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 음원 사이트 매체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선희 선배님이 오랫동안 녹음해온 녹음실이 선배님의 직전 앨범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 음악 산업 자체가 개인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그렇다보면 음악 산업이 바뀌고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옛날이 좋았어’라고 하기 보다는 지금이 좋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우림으로서의 음악을 지금처럼 해가는 거라 본다. 더 많은 록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되면 좋을 것 같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록이 좀 부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진만은 “우리는 20년이 지나도 철들지 않았다. 꼰대같은 어른들은 되기 싫어서 철이 안 드는 것 같다. 꼰대는 꼰대 밑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꼰대가 되는 것 같다. 다행히 저희는 꼰대 밑에 있어본적이 없어서 꼰대가 뭔지 잘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며 데뷔 22년차 선배로서의 은근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자우림은 오는 7월 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릴 콘서트 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김윤아는 “자우림이 음원보다 라이브가 좋은 팀으로 정평이 나있다. 밴드는 라이브 아니냐. 와서 보시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고 타이밍이 ‘비긴어게인’이 방송 된지 얼마 안된 때라 방송에서 불렀던 음악들도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 거기에 자우림만의 특유한 광란의 밤을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자극했다.
 

자우림 김진만 [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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