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알뜰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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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수 기자
입력 2017-10-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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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한 행인이 서울의 한 알뜰폰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달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간의 알뜰폰 망 도매대가 협상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종합감사가 실시되기 전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SK텔레콤 측은 “정부의 안과 사업자의 안 사이에서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해나가고 있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내용과 협상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망을 보유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같은 이동통신망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LTE 회선은 가입자당 매출액(ARPU)을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한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숫자 자체도 많고, 대부분이 이통3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신해 망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도매대가 협상을 벌인다. SK텔레콤의 망 도매대가가 정해지면 KT, LG유플러스의 망 도매대가 역시 같은 수준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알뜰폰 업체의 LTE 회선 수익배분율을 10%p 상향된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정부와 SK텔레콤은 2개월째 줄다리기 중이다. 지난 6월22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통신비 인하 대책 발표 당시 정부가 계획한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 마무리 시점은 8월이었다.

SK텔레콤을 포함한 이통사들은 지난달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상향조정했고, 다음달부터는 취약계층에 대한 1만1000원 요금할인을 실시한다. 또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음성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이 입법예고된 상태다. 연이은 통신비 인하 압박에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협상에 응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도매대가 협상 완료시점이 8월에서 9월, 9월에서 10월로 늦춰지고 있다”며 “SK텔레콤의 협상 보이콧이 그 이유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비 인하를 둘러싼 정부와 거대 기업의 신경전에 ‘새우등’ 터진 모양새인 알뜰폰 업계에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요금할인율 상향으로 알뜰폰과 이통사의 요금차이는 이미 줄어든 상태다.

특히 일부 알뜰폰 업체들은 도매대가 인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미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한 상황이다. 도매대가 협상이 완료되면 이번해 1월 몫부터 소급적용되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은 지난달 월 2만9700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보편 USIM 10GB' 요금제를 선보였고, 세종텔레콤의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은 월 5만8500원에 최대 70GB의 데이터가 제공되는 '선불LTE 데이터선택10G' 요금제를 출시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조속히 협상을 마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협의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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