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젠(改善) 시스템 이젠 한계"…고베제강 스캔들로 커지는 자성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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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0-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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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베제강의 가와사키 히로야 사장이 13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와사키 사장은 이날 회견에서 제품검사 데이터 조작 파문과 관련, 문제의 제품 납품처가 당초 알려진 약 200개사보다 훨씬 많은 500개사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고베제강은 지난 8일 최근 1년간 출하한 알루미늄과 구리제품 일부에서 고객사와 약속한 강도 등을 충족하지 않았는데도 검사증명서의 데이터를 수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200개사에 납품했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AP=연합뉴스 ]


고베제강의 품질 불량 스캔들의 충격파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초 제품불량과 관련해 영향을 받은 기업이 200여개라고 발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피해 기업의 수가 500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고베 제강 스캔들로 제조업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개선(改善)을 의미하는 '카이젠'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 부문에서 쓰이는 '카이젠' 은 공장 작업자들이 중심이 된 것으로 현장 중심의 '혁신'이다. 

'카이젠'은 생산설비 개조, 공구 계량 등 업무 효율 향상은 물론 안전확보, 품질불량 방지 등 생산과 관련된 전부문에 적용되며 일본 제조업 성공의 비결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카이젠은 결국 생산 현장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각 제조 현장 간의 과도한 경쟁을 일으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인건비가 싼 신흥국이 생산현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제조 과정의 디지털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시대에 필요한 것은 꾸준한 카이젠이 아니라 대담한 발상의 전환"이라면서 현장의 노력이 아닌 경영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베제강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알루미늄·구리 등 이미 밝혀진 제품들만 아니라 철강 등 9개 품목에서도 품질조작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인 신문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회장 겸 사장은 이날 "부적절한 행위로 고객 및 사용자 여러분께 큰 폐를 끼친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품질이 조작된 제품을 공급받은 500개 업체명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세계적인 자동차, 항공 업체들이 포함돼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외국의 기업으로는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 모터, 그리고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모 회사인 다임러 등 자동차 제도업체와 미국 보잉사와 유럽 에어버스 등 항공업체도 피해를 입은 기업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에어버스는 고베제강에서 직접 제품을 공급받지는 않았지만, 자사 제품에 영향이 있는지 생산 라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또 다임러와 PSA그룹 역시 로이터를 통해 고베제강이 공급사가 아니라고 13일 발표했다. 

고베제강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조사만도 70여개에 달한다. 제너럴 모터스, 도요타, 보잉 등은 부품에 고베 제강의 제품이 사용됐는 지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보잉은 고베 제강이 납품한 제품을 사용했으나, 이와 관련된 어떠한 안정상의 문제는 아직까지 발견된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보잉은 품질조작 파문과 관련해 고베제강에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센트럴재팬레일웨이는 일부 고속열차에 고베제강 제품이 일부 사용됐지만, 안전상의 문제는 아직 없다고 밝혔으며, 마즈다, 혼다도 일부 자동차 본넷 부분에 고베제강의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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