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㊿] 정용진의 ‘아픈 손가락’ 이마트24, ‘미니 이마트’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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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7-09-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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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3년간 3000억 투자, 공격적 출점…文 정부 상생정책 반하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

김성영 이마트24 대표이사가 7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명 변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부흥에 힘쓰고 있는 편의점 ‘이마트24(대표 김성영)’가 문재인 정부의 상생 기조에 반하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에 불을 지핀 곳은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회장 강갑봉)다. 이들은 지난 12일 신세계그룹 본사 앞에서 ‘골목상권 장악 음모 규탄 및 동네슈퍼 생계 사수결의 대회’를 열고 이마트24 신규 출점 중단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을 앞세운 이마트24가 사실상 동네별 ‘미니 이마트’로 변해, 골목상권을 야금야금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정용진 부회장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변종 SSM(기업형슈퍼마켓) 출점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후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의점을 앞세워 지역 상권을 키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세계 이마트는 2014년 500여개 점포에 불과했던 위드미를 인수한 이후 총 350억원을 투자해 올해 2100여개까지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오픈라인 유통채널 중 편의점업계가 유일하게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이마트24만 4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업계 꼴찌를 기록해 정용진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이에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위드미의 ‘깜짝 변신’을 예고했다. 뒤이어 지난 7월 위드미는 낮은 인지도 대신 ‘이마트’를 전면에 내세워 ‘이마트24’로 사명을 변경, 집중투자를 예고했다. 당장 올해부터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모든 점포를 프리미엄 형태의 매장으로 출점할 계획이다.

여기다 기존 위드미의 상생 전략인 3無(로열티·24시간 영업·위약금 없음) 정책에 더해 점포 상품 공급액의 1%를 경영주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마트24가 이처럼 경영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착한 프랜차이즈’를 표명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상생 기조에 반하고 있다고 지탄을 받는 것은 ‘이마트’의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이마트는 2017년 7월 브랜드 스탁 발표 기준 ‘국내 브랜드 파워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유통 공룡으로 통한다. 연합회 측은 “위드미를 이마트24로 재편해 이마트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은 동네유통 상권을 싹슬이하겠다는 기업 이기주의”라고 비판한다.

앞서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편의점 ‘365플러스’는 2011년 ‘홈플러스365’로 출범했지만, 소상공인 반발에 부딪히며 2년 뒤 브랜드명을 변경한 바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시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침범한다는 비난 때문에 ‘홈플러스’를 빼고 편의점 브랜드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마트24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한차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가 요청한 국감 주요 증인명단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성영 이마트24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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