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장겸' 영장 정국 급랭… "방송 탄압" 與野 난타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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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
입력 2017-09-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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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보이콧… 文정부 첫 정기국회부터 파행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등이 2일 오후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와 관련 긴급 의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한국당의 정기국회 보이콧 논의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당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열리는 첫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으로 치닫게 됐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계기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을 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의 보이콧에 여타 야당의 가세 여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당장 4일부터 진행되는 교섭단체 대표연설부터 불꽃튀는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일요일인 3일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국회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정기국회 대비를 위한 전략마련에 돌입했다.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정기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결정한 한국당은 이날 회의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겠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상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한국당이 이번 국회 일정을 거부한 것은 단순히 정쟁 차원의 대여투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본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투쟁"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그는 "단지 백주대낮에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동안 이 정권이 보여온 오만과 독선, 그리고 좌파 포퓰리즘 폭주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나아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존재 이유인 언론을 길들여서 대통령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무력화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포퓰리즘 독재 시대의 개막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기국회는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11일~14일), 국정감사(10월 12일~31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11월 1일 시작, 12월 1일 의결) 순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제1야당의 보이콧 여파가 이러한 일정을 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바른정당 등 여타 야당의 동조 여부가 관건이다.

바른정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고 현안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한 후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2일 논평에서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을 저렇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청와대의 독선과 오만에 있다"면서 "방송의 날이자 정기국회가 열린 날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언론장악 의도를 노골화한 권력의 폭주"라고 한국당과 같은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를 지키면서 청와대의 일방적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최고위와 의총을 통해 당내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후 한국당과의 공조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은 한국당 보이콧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는 부분이다. 민주당이 국민의당과 손을 잡으면, 법안 처리 등에 있어 의석 수로는 우위에 서게 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보이콧은 잘못된 일"이라며 "한국당은 빨리 복귀하고 정부 여당에 대해 잘못된 점이 있다면 국회 내에서 협의를 통해 풀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서도 안 대표는 "수사에 대해서 계속 거부했기 때문에 발부된 것이고, 조사를 받고 나면 그것은 해결될 문제"라며 한국당의 '언론 장악'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제1야당의 보이콧에 따라 민주당 역시 대야 공세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기조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부터 한국당의 결정에 대한 비판과 경고의 목소리가 담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지도부 회의에서 "일개 방송사 사장의 거취 문제로 국가안보 차원에서 대단히 예민하고 중대한 시기에 열리는 정기국회를 외면한다면 국민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엄중한 시기에 제1야당이 국회를 내팽개친다는 건 국가안보를 내팽개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한국당을 향해 "즉시 국회로 복귀해 제1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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