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人] <2>'J노믹스' 주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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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08-1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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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지배구조 문제 제기, 재벌개혁 주도…경제민주화의 대부

  • 김상조ㆍ김현철과 'J노믹스' 삼두마차…소득주도성장 모색

장하성 정책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소득주도 성장’으로 압축된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소비가 늘어나면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정책사령탑으로 J노믹스(문제인정부의 경제정책)를 이끄는 장하성 정책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실현할 핵심인 일자리와 증세 문제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추가경정예산안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데 주력한 것도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베이스가 깔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추경이 '마중물'인 셈이다.

그의 저서를 보면 J노믹스의 정책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어 경제계에선 필수 독서 목록에 올라있을 정도라고 한다.

장 실장은 자신의 저서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서 소득주도 성장이 왜 필요하며, 꼭 실현되어야 하는지 각종 통계와 자료를 통해 명쾌하게 제시했다.

그는 자본축적의 역사가 짧고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천적 분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소득 불평등이 모든 불평등의 발원지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가계는 노동소득, 즉 임금으로 생활하는데 한국의 임금과 고용(일자리)은 매우 불평등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경제 3주체 중 하나인 기업도 역시 재벌이라는 초대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와 거래 불평등이 심하다. 결국 임금 분배 구조, 고용구조 그리고 기업 구조를 개혁하는 정책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사회복지 지출, 즉 ‘재분배 정책’으로는 불평등이 해결되지 못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청와대는 그를 정책실장으로 발탁한 이유와 관련, "해박한 이론을 바탕으로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운동을 해온 경험과 경륜을 높이 평가했다"며 "대기업 중심, 국가경제 중심의 정책운용에서 사람 중심, 국민 중심으로 경제사회정책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장 실장이 쓴 ‘한국 자본주의: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왜 분노해야 하는가: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을 읽고 그를 발탁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노무현·이명박정부 때 운영됐던 정책실장은 박근혜 정부 때 폐지됐다가 이번에 부활했다. 정책실장은 일자리와 증세를 비롯해 경제·사회 분야를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핵심축으로 J노믹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경제철학이 다른 김동연 경제부총리와는 발을 맞춰가고 있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J노믹스 경제팀 구성을 들어 우선 재정투입을 통해 저성장 기조를 탈피할 기초를 만든 뒤 공급혁신의 장기 전략으로 나아가는 이상적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장 실장은 청와대 내에선 ‘분위기 메이커’로 회자되곤 한다. 특유의 농담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푸는 ‘아이스브레이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실장의 돌발 ‘아재개그’가 종종 회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고 더 활발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한미확대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난데없이 FTA 개정 문제를 꺼내드는 바람에 회의장 분위기가 일순간 난기류로 바뀌자 트럼프 대통령과 와튼스쿨 동문인 장 실장이 나서면서 눈 녹듯 긴장감이 풀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을 때도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검증을 맡았던 조국 민정수석과 전병헌 정무수석 간 사이가 안좋다는 소문이 돌았다. 장 실장은 회의를 앞두고 두 수석을 번갈아 보며 “싸웠다더니 괜찮네?”라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기업인 간담회 자리에서 맥주를 직접 나르기도 했고, 오뚜기가 간담회에 참석한 것을 소재로 삼아 "오늘 저녁은 오뚜기 라면입니까"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두고 재벌총수 등 기업인들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인물로 장 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꼽는다는 걸 의식한 것 아니냐는 우스개도 나왔다.
 

장하성 정책실장(왼쪽)과 전병헌 정무수석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 실장은 재벌개혁을 외쳐온 진보경제학자이자 경제 민주화의 대부로 불린다.

장 실장은 1996년 참여연대에서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아 국내 최초의 경제민주화 시민운동을 주도하면서 삼성그룹의 부당내부거래와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에는 '장하성펀드'를 만들어 지배구조가 모범적인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경제민주화 운동을 벌이며 시민운동의 최전선에 서기도 했다. 2010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운영위원과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등 재벌 개혁과 관련된 활동을 이어왔다.

장 실장의 집안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장씨 가족은 김대중·노무현정부의 핵심브레인으로 참여했고, 학계와 관계 등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맹활약중이다.

노무현정부 여성부 장관을 지낸 장하진씨가 누나이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교수가 사촌 동생이다. 장영식 전 한국전력 사장이 작은 아버지, 장재식 전 산업부 장관이 막내 작은 아버지다.

장재식 전 장관의 둘째 사위가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인 임수빈 변호사다. 현재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해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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