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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대책]가족‧사업체까지 샅샅이 추적조사…빼돌린 세금ㆍ사업소득 찾아낸다

현상철 기자입력 : 2017-08-09 18:14수정 : 2017-08-09 18:14
국세청, 투기세력 전방위 세무조사…주택가격 급등 전국 모든 지역 대상 취득자금 출처 불분명 다주택자 등…12년만의 고강도 기획조사

[김효곤 기자]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일주일 만에 탈세 혐의자 286명을 추려내 세무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내다 팔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거나, 편법적인 방법으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한 거래자를 정조준했다.

정부가 부동산대책과 세무조사를 동시에 진행한 것은 12년 만이다.

혐의자에 대해 국세청은 거래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해 세금을 받아내고,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상가 30곳 팔고 3년간 소득신고는 1000만원

세무조사 대상자는 청약조정대상지역을 넘어 주택가격이 급등한 전국 모든 지역을 훑어 가려냈다.

국세청에 따르면 소득이 없는 20대 취업준비생이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했거나, 보유 중인 3주택 이외에 뚜렷한 소득이 없는데도 강남 반포의 10억원 상당 아파트를 추가 취득한 경우가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런 다주택보유자와 미성년자 등 연소 보유자가 100건 이상으로, 세무조사 대상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했다.

경쟁률 33대1로 프리미엄 시세 4억원인 강남 아파트 분양권 양도과정에서 양도차익이 없다고 신고했거나, 본인‧배우자 명의로 혁신도시 등에서 고액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아파트 분양권을 12회 양도했는데 납부세액이 400만원에 불과한 혐의자도 있었다.

중개업소 3개를 운영하면서 본인 명의 아파트‧상가를 30건 양도했으나 3년간 소득을 1000만원만 신고한 중개업자도 탈세 혐의자로 지목된다.

국세청은 이들이 서울과 세종, 부산 등의 지역에서 주택을 사고팔 때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혐의가 명백한 자들을 우선 선정한 것으로, 지역‧범위를 확대할지는 향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족‧사업체까지 조사 실시··· 탈루세금‧사업소득 누락 찾아낸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전방위적 조사를 예고했다. 우선 직접 거래를 한 당사자와 가족까지 금융추적조사를 실시, 탈루세금을 빠짐없이 추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취득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사업소득을 누락해 자금을 마련한 흔적이 있다면 관련 사업체까지 통합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탈루세금 규모를 알아내 받아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투기세력이 어떤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했는지도 조사한다는 뜻이다. 관련 사업체의 비자금이나 법인세 탈루 혐의로까지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개업자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부동산을 전매했는지 등의 투기행위와 세금탈루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이 국장은 “불법행위 확인시 관련법에 따라 관계기관에 통보‧고발하는 등 엄중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8‧2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투기수요가 다른 지역이나 기타 부동산(오피스텔‧상가주택 등)으로 이동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거래 과열 소지가 있는 지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또 탈세행위 적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부동산 실거래가 위반자료를 수집해 과세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취득자는 자금조달계획서를 받아 자금출처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12년 만에 ‘시장규제+세무조사’··· 대상 줄었지만 강도는 강해져

부동산시장에 가해지는 충격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발표한 세무조사 방침은 ‘세금 탈루 혐의자 조사’가 전면에 걸렸지만, 사실상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 국장은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해 기획조사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사의 영향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8‧2부동산대책이라는 고강도 시장규제 이후 일주일 만에 국세청이 세무조사라는 카드를 꺼내든 점에서 투기세력을 확실히 도려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지금과 같은 ‘부동산대책+세무조사’가 동시에 진행된 적이 있다. 당시 국세청은 9700명을 투입해 부동산 투기혐의자 2700명을 세무조사했다.

그러나 이 때는 평시업무 성격이 강한 양도소득세 조사와 각 세무서의 양도세 적용 검토 조사, 기획조사를 모두 포함한 숫자였다.

이날 국세청이 밝힌 대상자는 모두 기획조사다. 386명의 가족부터 금융거래 전반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탈루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탈세를 엄정하게 조치한다는 정책방향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부동산거래 탈세 방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