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황치열이 말하는 ‘기적’…조금 늦으면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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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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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황치열은 입버릇처럼 ‘기적’이라는 단어를 자주 내뱉었다. 무대에 서게 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느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9년의 무명 생활을 꿋꿋이 견뎌왔다. 상상하지도 못할 시간을 황치열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알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주변 친구들은 대리를 달았다거나, 연봉이 올라갔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또 친구들은 차를 타고 다니는데 저는 스쿠터를 타고 다녔죠.(웃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멘털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명시절 역시 헛되이 보낸 시간은 없다고 느껴졌어요. 잠을 많이 잤어도 건강해졌을 거잖아요. 하하. 희망이란 걸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견뎠던 것 같아요.”

지금을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시절,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다. 본인이 팬미팅을 하는 상상, 자신의 앨범을 내는 상상. 그런 상상들은 무명의 황치열을 견디게 했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을 유지해왔다. 그래서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너는 가수가 되면 무얼 할거냐”고 물었을 때 “정확한 생각이 있어야 목표가 이뤄진다고 하기도 했었어요”라고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기도 했다. 그렇게 스스로 노력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그 시절을 떠올리고 추억하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기도 하다. 무명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황치열은 금세 손사래 치더니 다시금 회상에 빠졌다.

“맛집 기행을 해보고 싶어요.(웃음) 당시에는 메뉴판을 밖에서 보고 가격이 얼마인지 보고 들어갔거든요. 저렴하면 들어가고 비싸면 안 들어갔죠. 하하. 또 마음대로 돌아다녀보고 싶기도하고, 연애하고 데이트도 하고 싶어요. 여행도 많이 가봤으면 하고요. 그런 걸 못한 건 후회가 되기도 해요.(웃음) 지금은 해외 공연을 다니니까 그나마 해소가 되기도 하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여행을 많이 다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많이 배우라고요. 그래도 다시 무명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지금이 너무 좋아요. 하하.”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원래 밝은 성격에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황치열이지만, 오랜 무명 기간에 분명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본의 아니게 부모님에게도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못난 시간이었을테니 말이다.

“서른 한 살 쯤에는 정말 음악을 하기 싫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처음엔 OST 제작하는 회사에 들어갔었는데 제가 가는 길이 맞나 생각했었어요. 너무 안됐었으니까요. 그래서 포기하고 싶기도 했죠. 그 기간 동안 부모님께 못해드리는 게 너무 죄송했어요. 휴가, 어버이날 등등에 용돈을 못 챙겨드렸거든요. 또 지방에 계씨다 보니 자주 뵐수도 없었고요. 1년에 2번 내려갔는데 추석과 설날에 잠깐 있다 올라오기도 했어요. 그땐 부모님 뵐 면목이 없었으니까요. 물론, 지금은 너무 좋아하시고 늘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이라고 말씀하세요. 얼마 전에 싱가포르와 중국에 공연을 갔을 때 부모님을 모시고 간적이 있었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비록 길었던 무명 시절이었지만, 황치열은 이제 ‘대세’ 반열에 이름을 올릴만큼 성장했다. 그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거다. 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는 여전히 도전하고 싶다.

“인간이 욕심의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음원 차트 1위도 해보고 싶고, 댄스 가수도 도전하고 싶어요.(웃음) 주책맞아 보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시는데 제가 2년전 4월 달에 처음 ‘너목보’에 출연할 때, 팬 분들게 ‘저를 응원하시는데 있어서 부끄럽지 않게끔 비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팬들의 성원으로 잘 걸어오고 있는데 제 모든 걸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어요. 그래서 출퇴근길에 팬 분들과 이야기를 매주 나누고 소통하고 있죠. 팬 분들에게는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긴 터널을 지나와 마침내 정상에 오른 황치열. 그의 10년 뒤가 궁금했다.

“제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던게, 과거에 015B 콘서트에서 객원 보컬로 무대에 선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와 자녀들이 함께 무대를 보고 계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눈에서 지워지지 않았어요. 015B 형들이 팬들과 소통하면서 여전히 유대감을 이어간다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저도 10년뒤에 그런 무대를 해보는 게 소원이에요. 그게 제가 원하는 10년 뒤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여전히 제가 스타가 됐다는 건 실감이 안 나요. 지난 시간이 저를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고요.”

황치열은 오는 24~25일 양일간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콘서트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은 매우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자신을 응원해온 많은 팬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설레고 떨린다며 웃는 그는 “성숙한 노래를 하는 게 목표이자 바람입니다”라며 진짜 가수의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비록 시작이 늦으면 어떠랴. 황치열의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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