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왜 왕훙(網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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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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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서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 확대

  • 산업 전체 판도 뒤엎을 파괴력 평가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차이나 김봉철·박은주 기자 = # 스튜디오 한편에 온 에어(On-Air) 불이 들어오자, 한 여성과 업체 대표가 마스크팩에 대해 설명을 주고받는다. 늘씬한 키에 모델 같은 이미지의 이 여성은 자신 만의 피부관리 노하우를 곁들이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송은 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타오바오(淘寶)로 생중계된다. 지난달 국내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가 개최한 ‘타오바오 소비재 피칭 데모 데이’의 모습이다.

#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유학생은 점심시간에 ‘혼밥’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타오바오 생방송을 보고 있다. 뷰티 제품을 고르고 있는 그는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바로 채팅창을 통해 진행자에게 물어본다. 자신의 피부 트러블과 관련된 개인적인 질문에도 진행자는 친절히 대답을 해준다. 한 두 번의 클릭으로 제품 구매까지도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여성’과 ‘진행자’는 바로 왕훙(網紅)이다. 한국과 중국을 실시간 생중계로 연결하는 글로벌한 모습은 동영상 플랫폼과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이제 소비재를 구입하는 ‘흔한 풍경’이 됐다. <관련기사 3면>

왕훙은 중국 인터넷상의 유명 인사를 가리키는 ‘왕뤄훙런’(網絡紅人)을 줄인 말로, 한국의 유명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와 파워블로거를 혼합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의 IT 기술 및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왕훙은 이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다.

‘왕훙 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왕훙들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과 파급력이 커졌다. 이런 왕훙의 순기능을 활용한 것이 바로 ‘왕훙 마케팅’이다.

초창기 패션분야를 위주로 성장했던 왕훙의 활동 영역은 온라인 게임, 여행, 유아용품 등의 분야로 확대되면서 그 규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애널리시스(Analysys)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왕훙 산업 규모는 528억 위안(약 8조7525억원), 2018년에는 1016억 위안(약 16조8544억원)에 달한다. 중국 전체 영화티켓 판매액 440억 위안과 비교했을 때 놀랄만한 수치다.

리우위에(劉越) 중국 정보통신연구원 연구부 주임은 “중국 왕훙의 콘텐츠 생산은 갈수록 전문화 되고 있다”면서 “미래 왕훙 경제는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금융, 애니메이션, 스포츠 경기, 헬스, 먹방 등 영역으로 수직 발전돼 왕훙의 상업적 모델이 더욱 다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훙 경제가 번창하게 된 또 다른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4년 문예 공작 좌담회에서 “인터넷과 새로운 미디어가 중국의 경제와 문화 환경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면서 “모바일 소비 혁명을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는 세상이 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왕훙 산업 총수익의 86.4%를 차지하는 전자상거래 및 ‘생방송 직구’ 플랫폼은 이러한 왕훙 산업의 주요 수익 창출 채널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왕훙의 파괴력은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할인행사에 입증됐다.

이 행사를 주최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하루 매출은 1207억 위안(20조108억원) 가운데 10억 위안(약 1660억원)을 인기 왕훙 한명이 벌어들였다.

중국의 13억 인구 중 인터넷 이용자는 지난해 기준 7억1000만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이용자수 기준으로 단연 세계 1위다. 이 가운데 왕훙 인터넷방송 시청자는 3억2000만명을 차지하며 인터넷 이용자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기존에 여성 의류에 집중돼 있던 왕훙 산업은 타오바오 여성의류 매장과의 연계를 통해 중국 섬유의류 산업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왕훙은 해당 산업의 단순한 매출 향상에서 벗어나 특정 실물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파급 효과까지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왕훙의 이러한 잠재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왕훙 양성을 위한 인큐베이팅 산업에도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에게도 기회될 전망이다. 왕홍들을 통한 연계되는 광고 마케팅으로 다양한 커머스 사업 및 제품광고 효과로 중국 내 홍보 및 진출의 활로가 될 수 있어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밴드의 경우, 다수의 왕홍 및 중국스타 보유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 효과적인 중국 광고를 기반으로 보다 큰 시장으로의 확장을 지원·관리하고 동반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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