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열에 일곱 손해본 정치테마주 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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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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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일단 반기문 테마주에 들어가세요. 대선 테마주에 끼면 선거가 임박할 때까지 오르니까, 그때 주식을 팔면 돼요." 주식투자자 A씨는 지인으로부터 반기문 테마주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정치테마주가 위험하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익히 들었지만, 평소 관심종목 주가가 지렁이처럼 기는 걸 보면서 혹하는 마음이 생겼다.

새해도 어김없이 정치테마주가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특히 대통령 탄핵 정국을 틈타 더욱 기세를 올리는 모양새다. 사례는 이렇다. 최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앞섰다. 이러자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DSR은 13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DSR제강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반기문 테마주인 성문전자는 '박연차 23만달러 수수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추락했다.

주식시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정치테마주는 대부분 회사 실적과 상관없이 유력 대선후보와 학연, 지연, 혈연을 앞세우고 있다. DSR은 DSR제강 대표이자 DSR 2대주주인 홍하종씨가 문 전 대표와 경남고 동문으로 알려졌다. 성문전자는 회사 임원 가운데 하나가 반 전 총장과 막역한 사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정치테마주는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에게 무덤이다. 2016년 9~11월 크게 올랐던 정치테마주 16개를 보면 개인투자자 비중이 97%에 달했다. 이 가운데 손실계좌 비율은 73%로, 3분의 2 이상이 피해를 봤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대박을 노려봤지만, 대부분 손해를 본 것이다.

해마다 금융당국은 정치테마주를 둘러싼 불공정거래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예방만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특정종목에 대해 가격제한폭을 낮추는 것을 비롯한 매매제도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조치를 내놓지 않는 한 정치테마주 열풍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물론 투자자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기적인 매매에 나서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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