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개설 앞둔 두산, 동대문 상권의 맹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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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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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면세점 개설 예정, 창업주 정신 되살려 동대문 활성화 기여

면세점 개설을 앞둔 두산그룹 본사 두타 전경[사진=두산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두산그룹의 면세점 오픈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면세점이 동대문 상권의 맹주로서 위상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그룹 본사인 두타에 마련한 면세점을 오는 18일 개장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중공업 기업이지만 태생은 상업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오너 일가와 동대문과의 인언은 매헌(梅軒) 박승직 창업주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 종로4가 애오개에서 박승직상점을 개설하며 사업을 키우던 매헌은 을사조약 체결 3개월 전인 1905년 7월 ‘광장주식회사’의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광장주식회사는 국내 최초의 시장 경영 목적 회사로 동대문시장(현 광장시장)을 운영했다. 남대문시장을 경영할 목적으로 설립된 ‘조선농업주식회사’보다도 7년이나 앞선다.

매헌이 광장주식회사 설립에 참여한 것은 사업 확장보다는 일제의 침략으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던 민족자본을 지켜내기 위한 목적이 컸다. 1905년은 일제가 화폐개혁을 단행해 조선 상인의 기반을 흔들렸던 시기였다. 일본인들이 경영권을 행사하던 다른 시장과 달리 동대문시장은 “우리의 상권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선상인들이 꿋꿋이 경영권을 지켰다. 한일합방 이후 일제의 압박이 더욱 거셌지만 매헌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시장 운영 주도권을 장악해 조선인 상인 출신 체제를 유지, 조선인을 위한 시장이라는 자존심을 지켰다.

매헌은 동대문시장을 조선 상인이 모두 모인 국내 제일의 상권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1095년 이전까지 미곡상, 어물상, 청과물상 등이 주를 이루던 동대문시장은 광장주식회사가 설립된 이후 평화시장, 동대문종합시장, 신평화시장 등이 연이어 설립, 건물 약 30여 동에 3만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며 동대문·동대문 역사문화공원 및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PP)를 중심으로 청계천 을지로, 종로, 신설동 등에까지 이어지는 전국 단위의 거대 도·소매상권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들어 동대문 상권은 거평프레야(현 케레스타), 밀리오레, 두타 등 대형 쇼핑몰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대전환기를 맞았다. 특히 을지로 시대를 마감하고 1999년 동대문에 자리를 잡은 두산그룹은 이 지역 유일하게 보금자리를 둔 대기업으로 상권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수용 범위를 무시한 난개발과 그에 따르는 비리사태,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인한 도·소매 상권 위축이 결합하면서 동대문 상권은 위기를 겪기 시작했다. 지방 손님들의 감소를 메워주던 일본과 중국 여행객,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중소 무역상들은 예전에 비해 그 수가 줄어들고, 한 때 어깨를 견주었던 남대문 시장에 밀리기까지 했다.

침체된 동대문시장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그 자극이 바로 면세점 유치다. 동대문 시장 탄생을 주도한 두산그룹이 이 일을 자처했고 치열한 경쟁 끝에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두산그룹은 이번 면세점 개설을 오너 일가 차원에서 철저히 준비를 했다고 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면세점 개설 준비를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다”면서 “‘두타 면세점’은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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