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민주 청년비례대표 부정심사 의혹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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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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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양대 노총의 목소리를 들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 선출 과정에서 부정 심사 의혹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민주 비례대표선출규정제정 TF(태스크포스) 내 특정 인사가 특정 후보의 공천을 위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관련 녹취록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의 의원 시절 보좌진이 최종 예비후보로 선출된 것을 놓고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손’ 개입 의혹까지 겹친 셈이다. 

2012년 총선 땐 통합진보당이 부정 경선 의혹에 휘말리면서 NL(민족자주파) 계열의 경기동부연합과 비(非) 경기동부연합이 결별하는 결과를 초래한 바 있다.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부정 심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87년 체제 이후 소외된 2030세대 담론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의혹 핵심은 ‘보이지 않는 손’

15일 복수의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후보 측에 따르면 당 공관위는 지난 14일 컷오프(공천 배제)를 통과한 총 9명의 후보자들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자 경선에 관여한 A 당직자가 경쟁자들의 자기소개서·의정활동계획서, 정책 공약 등을 특정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에 공모한 B 예비후보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당의 특정 인사가) 다른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자 자료를 넘겼다는 말이 경선 참가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C 후보도 “면접시간이 5분도 채 되지 않았고,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 공모자의 서류심사 자료를 본 비례대표 TF 인사가 특정 예비후보에게 조언, 심사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심사 논란 속에서 더민주는 청년 비례대표 최종 4인 명단을 발표했다.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자는 김규완 한국미디어교육협회 정책기획실장·장경태 서울시당 대변인(이상 남성), 정은혜 당 부대변인·최유진 당 뉴파티 위원(이상 여성) 등이다.

앞서 더민주는 지난 2∼4일까지 이틀간 신청받은 청년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자 총 22명 가운데 9명을 서류 통과자로 선정한 뒤 전화나 문자로 면접을 통보했다. 9명은 김인아·김현빈(김빈)·이신혜·정은혜·최유진 등 여성 5명과 김국민·김규완·서지완·장경태 등 남자 4명이다.
 

국회 본청.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 선출 과정에서 부정 심사 의혹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민주 비례대표선출규정제정 TF(태스크포스) 내 특정 인사가 특정 후보의 공천을 위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관련 녹취록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김빈·김인아·이수영 등 재심 신청 봇물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김인아·김빈 예비후보와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이수영 예비후보 등은 이날 이의신청을 마쳤거나 제기할 예정이다.

B·C 예비후보는 이의신청 이유에 대해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를 구제한 전례가 없지만, 떨어진 이유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경선이 오는 16~17일 이틀간 ‘청년 대의원 30+청년 권리당원 70’ 비율의 ARS(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탈락한 예비후보자의 이의신청이 수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예비후보 측은 당의 특정 인사가 개입한 정황 자료를 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종 명단에 오른 김규완 예비후보는 홍창선 위원장이 17대 국회의원이던 때 4년간 7급 비서로 지냈다. 직접 비례대표 후보자 면접을 진행한 홍 위원장이 과거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예비후보를 심사한 것이다. 다만 홍 위원장은 채점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예비후보는 18대 국회에선 새누리당 이윤성·염동열 의원실 보좌관 등도 역임했다. 최유진 예비후보는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 후보 측은 ‘무단 도용’이라며 반발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제1야당의 청년 비례대표가 △예비후보자 선출 과정의 불공정성 △당 비례대표 TF의 독립성 훼손 △후보자 정체성 논란 등 ‘삼중고’에 부딪힌 셈이다.

이재교 세종대 교수(변호사)는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부정 심사 논란에 대해 “비례대표 심사의 경우 각 당의 공천 기구의 자율권을 주는 만큼, 법적 책임을 가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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