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진 8퍼센트 대표 “우리는 핀테크 버전 ‘품앗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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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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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8퍼센트]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우리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중금리’란 용어가 없었어요. 아니, 존재하더라도 아무도 쓰지 않아 사장된 용어였죠. 중금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P2P대출은 핀테크 버전의 ‘품앗이’나 ‘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1일 서울 동작구 8퍼센트 본사 근처에서 아주경제와 만난 이효진(33·사진)대표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정부의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 대책이 나오기 1년 전 지난 2014년 말에 이미 8퍼센트는 중금리대출을 표방하며 출범했다. 8퍼센트의 대출잔액은 31일 기준 총 128억290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P2P대출업체 중 최초로 대출잔액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P2P대출(Peer to Peer lending)이란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대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현재 P2P대출업체들은 사업을 시작한지 1년 안팎으로 적게는 9배에서 많게는 200배까지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도 결국 사업이기에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다른 금융기관들과 달리 적절한 원리금 상환을 유도하며 대출자와의 상생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금융사들의 속내는 대출자가 빚을 빨리 갚기보다는 성실(?)하게 장기간에 걸쳐 이자를 내주며 갚길 바라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 서비스는 부의 재분배 기능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에서 8년 간 근무한 이 대표는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되는 순간 바로 20%대의 고금리로 직행할 수 밖에 없는 소위 ‘금리단층’ 현상에서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창업을 마음먹은 후 P2P대출 선진기업 탐방을 위해 바로 미국으로 날아갔다. 귀국 후 지난 2014년 11월 자본금 100만원으로 8퍼센트를 혼자 창업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 P2P대출업체인 렌딩클럽을 방문해 IT와 금융을 결합한 회사의 특징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렌딩클럽의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모방해 지금도 구성원들과 격의 없는 의사소통을 위해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의 핵심인 대출심사기법에 대해서는 “투자를 받아 최종적으로 투자자들에게 5~6%의 이익을 드리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대손율은 2% 내외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많은 업체들이 내세우는 대출심사기법들도 참고는 하고 있지만 100% 의존하지는 않는다”며 “가설은 누구나 세울 수 있지만 검증은 또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번은 대출자 본인이 제공한 이메일 주소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거짓이 드러나 대출심사에서 탈락시켰다”며 “대출자는 분명 남자였는데 인터넷 상에서 여자인 척 하며 여성 룸메이트를 구하는 내용의 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 “SNS를 통해 기본적인 신뢰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하는 범위는 점차 넓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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