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 뒤흔든 두명의 ‘저우융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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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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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융캉[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을 뒤흔든 두 사람이 있다. 공교롭게 이름이 같다. ‘저우융캉(周永康)’이다. 한 명은 ‘부패아이콘’인 중국 전 정치국 상무위원 저우융캉, 다른 한 명은 ‘민주아이콘’인 홍콩 대학생 연합체 '학련' 비서장 저우융캉(홍콩명 알렉스 차우)이다. 같은 듯 같지 않은 두 사람이다.

‘저우융캉’은 ‘운동’의 중심에 있다. 시진핑 주석은 총서기 취임과 함께 '호랑이(고위 부패 관료)와 파리(하위 부패 공무원)을 함께 때려 잡아야 한다'며 반(反)부패 운동을 전개했다. 중국의 저우융캉은 중국 지도부가 추진 중인 반부패 운동으로 잡은 가장 큰 호랑이다. 반면 홍콩의 저우융캉은  ‘우산혁명’으로 불린 홍콩 민주화시위 주도자다. 지난 9월말 중국 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며 시작된 홍콩 도심점거 시위를 주도했다.

‘저우융캉’은 ‘불법분자’다. 중국의 저우융캉은 공산당 규율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직권남용으로 뇌물을 수수하고 수많은 여성들과 불륜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의 저우융캉이 주도한 도심 점거 시위에 대해 중국 당국은 홍콩 법치와 사회안정을 파괴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불법행위라며 홍콩 도심점거 시위를 규탄했다.

‘저우융캉’은 시진핑의 골칫거리다. 중국의 저우융캉은 공안·사법 분야를 장악,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로 섣불리 다룰 수 없는 거물이었다. 상무위원은 형사 처벌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는 정치적 후폭풍을 감수하며 저우융캉을 체포하기까지 시진핑 주석은 고심했다. 홍콩의 저우융캉이 주도한 민주화 시위는 시진핑의 정치력을 시험했다. 톈안먼 사태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섣불리 강경진압을 했다가는 일국양제로 홍콩에 이어 대만을 아우르겠다는 중국의 통일원칙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저우융캉’에 대한 시진핑의 고민은 이제 해결된 듯하다. 중국의 저우융캉은 얼마 전 체포돼 사법부로 이송됐고, 홍콩의 저우융캉의 민주화시위도 10일 캠프 철거를 끝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제2, 제3의 '저우융캉'이 부패 혹은 민주아이콘으로 또 나타날 것임을 시진핑도 잘 알고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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