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이준 “욕 먹을 각오하고 연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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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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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사실 이준(25)은 아이돌그룹 엠블랙으로 데뷔하기 전에 영화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가수 비(정지훈)가 출연한 영화 ‘닌자 어쌔신’(감독 제임스 맥티그)에 청소년 라이조 역을 맡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준을 ‘엠블랙 이준’으로 생각하지 ‘배우 이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자도 그랬다. 그런데 첫 주연작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제작 김기덕필름)를 본 이후에는 인식이 180도 바뀌었다. 이준은 배우다.
 
최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아주경제에서 회색 페도라에 블랙 의상을 매치한 이준을 만났다. “어떤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느냐”라고 묻자 “욕을 먹을 각오를 했다. 경험도 없을 뿐 아니라 가수 겸 배우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본전만 해도 욕을 먹을 것 같았다”면서 “열심히 하고 또 열심히 해야 대중들이 예쁘게 봐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이어 “적나라한 베드신이 많이 나오는데 어땠느냐”고 돌직구 질문을 날렸다.
 
“부끄러웠어요. 집이 아닌 곳에서 옷을 벗으면 당연히 부끄럽지 않을까요?(웃음) 그런데 사실 그런 부끄러움보다 베드신을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연인인 성인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감정 조절을 해가며 연기를 해야 했으니까요. 대사가 있긴 했지만 동작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이준은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다양한 감정선을 연기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는 해야한다는 안하무인의 단역배우부터 톱스타가 된 이후 추락하며 오열하는 장면까지 이준의 연기는 강렬했다. 평소 파격적인 작품으로 전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기에 분명 아이돌 가수에게는 부담스러운 배역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낌이 왔다”는 그는 “상업영화이면서도 독립영화 느낌이 들어 정말 좋았다”며 “시나리오가 주는 강렬함이 좋았다”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밝혔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이준에게는 더욱 많은 작품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이미 몇몇 시나리오를 받은 이준은 “다양한 캐릭터를 접해보고 싶다”며 “물론 영화와 그룹 활동이 겹친다면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엠블랙 활동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제 꿈의 끝은 천가지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끝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로 “어떤 평을 내려도 좋으니 영화를 볼 때만큼은 그냥 영화를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저에 대한 비평은 달게 받겠다. 부디 상영시간 동안에는 편하게 즐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공식통계에 따르면 배우는 배우다는 13일 마지막 한 개관을 끝으로 종영됐다. 발권통계 전국 11만1909명이 관람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다른 영화들에 비해 초라하다. 그러나 하루 최대 스크린수가 297개에 상영횟수가 1611회였음을 감안한다면 이 수치는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이준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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