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이 상승하면 공항, 항구, 산업단지 같은 중요한 시설들이 먼저 잠긴다는 거야.' 아이에게 기후위기를 설명할 때 북극곰이나 먼 섬나라 이야기 대신 '인천공항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간 '절대 지켜, 사라지는 섬!'은 기후위기를 아이들이 사는 공간까지 끌어당겨 보여주는 어린이 환경 교양서다.
책은 '섬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어!'에서 출발한다. 지구의 46억년 역사를 짚은 뒤 투발루와 키리바시처럼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섬나라를 찾아간다. 빙하가 왜 녹는지, 바다는 왜 높아지는지,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를 하나씩 풀어낸다. 다음 장에서는 시선을 도시로 옮긴다. 바다가 높아지면 섬만이 아니라 세계 주요 도시와 문화유산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가장 와닿는 대목은 3장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다고?'다. 영종도와 김해공항 일대 같은 국내 저지대에서 시작해 강해지는 태풍과 우리 동네의 이상기후, 바닷속 생태계 변화까지 이어간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해외 뉴스'라는 거리를 좁혀주는 부분이다. 책은 현재와 같은 고탄소 경로와 온실가스를 적극 줄이는 경우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설명한다.
마지막 장은 동물과 생태계로 넓어진다.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아프리카·아메리카·극지방을 돌며 산호와 바다거북, 듀공, 펭귄 등의 변화를 살핀다.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산성화를 일으키고 산호와 조개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어린이가 따라갈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한다. 과학 교과에서 따로 배우는 빙하와 해류, 기후대, 태풍의 원리가 '기후위기'라는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연결되는 구성이다.
무엇보다 책은 아이에게 '무섭지?'라고 묻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각 장의 '오늘 같이 생각해 보자!'에서는 플라스틱 줄이기, 멸종위기 생물 조사하기처럼 직접 해볼 일을 제시한다. 부모가 옆에서 답을 알려주기보다 "우리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를 함께 이야기하기 좋다.
'기후아저씨' 이재형 박사는 환경생태공학을 전공하고 기후변화과학 석사와 자원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기후·ESG 전문가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저자는 전작 '절대 지켜, 1.5도!'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전문용어를 어린이의 생활 언어로 바꾸는 데 공을 들였다.
부록도 학부모에게 유용하다. 책의 내용을 초·중등 과학·사회 교과와 연결해 찾아볼 수 있는 '교과 과정 연계표'를 실었고, 등장하는 생물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등급도 한눈에 정리했다. 읽고 끝내기보다 수행평가나 토론, 가족 대화로 한 번 더 이어가기 좋은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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