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계약 31.5조 늘었지만…증가분 86% 상위 50개사에 쏠렸다

  • 상위 50개 제외 시 증가율 6%대, 업계 체감 사이 간극

반도체 등 대형 프로젝트 확대로 건설계약액이 늘었지만 이는 상위 50개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등 대형 프로젝트 확대로 건설계약액이 늘었지만, 이는 상위 50개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건설공사 계약액이 전년 동기보다 25% 이상 늘었지만 증가분의 86%가 상위 50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업의 계약 증가율은 6%대에 그쳤다. 반도체 등 대형 프로젝트가 증가세를 이끌어 건설업계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아주경제가 국토교통부 기업규모별 건설공사 계약통계를 상반기 기준으로 재집계한 결과 올해 1~6월 계약액은 15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조5000억원(25.5%) 늘었다.

상위 50개 기업 계약액은 55조2000억원에서 82조4000억원으로 27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의 86.3%다. 이들을 제외한 기업의 계약액은 68조2000억원에서 72조5000억원으로 6.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위 50개사가 전체 계약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4.7%에서 올해 53.2%로 높아졌다. 올해 1분기 50.9%, 2분기 55.3%로 두 분기 연속 절반을 넘어섰다.

2분기로 좁히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전체 계약액은 지난해 63조4000억원에서 올해 80조8000억원으로 1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위 50개사 증가액은 16조4000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94.3%를 차지했다.

상위 50개사의 2분기 계약액은 4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다. 반면 51~100위 기업은 18% 줄었고, 101~300위와 301~1000위, 1001위 이하 기업의 증가율은 각각 3.5%, 4.7%, 8.2%에 그쳤다.

국토부는 민간 반도체 생산시설과 공공 에너지·주택 사업 등이 2분기 계약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토목 계약액은 반도체 생산시설 등의 확대 영향으로 98.3% 증가했다.

기업이 체감하는 건설경기는 계약액 증가세와 차이가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9월 월간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8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상반기 건설공사 계약액이 늘었다고 해도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등 대형 프로젝트 위주”라며 “기술이나 실적, 자금력을 갖춘 일부 회사만 참여가 가능한 프로젝트로 주택 등을 위주로 하는 건설사까지 상황이 나아졌다고 단정 짓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간설비 등을 중심으로 계약액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분야에 편중된 수치”라며 “결국 주택 등 일반건축 분야에서도 신규 수주가 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주 부족으로 경영위기에 몰린 중견·중소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선 지자체 발주 확대와 더불어 건설경기 불황으로 인해 대출에 선뜻 나서지 않는 금융권을 정부가 설득해 자금 통로를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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