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밖으로 번진 거래절벽…용산·마포 거래 한 달 새 32% 급감

  • 용산 30억 초과 거래 61%↓…한강변 고가 단지 호가도 낮아져

  • 서울 외곽·경기 남부는 상승…전월세 불안·대출 여건이 변수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260811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26.08.11[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강남3구에서 나타난 아파트 거래 위축이 용산·마포 등 한강변 주요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두 지역의 거래는 한 달 새 합계 32% 가까이 줄었고, 용산에서는 30억원 초과 거래가 60% 넘게 감소했다. 일부 고가 단지에서는 직전 최고 거래가격보다 낮은 호가의 매물도 등장했다. 반면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지역과 가격대별로 흐름이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와 마포구의 8월 아파트 매매 거래는 합계 151건으로 7월 221건보다 31.7% 감소했다. 용산구는 71건에서 38건으로 46.5%, 마포구는 150건에서 113건으로 24.7% 줄었다. 다만 8월 계약분은 아직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집계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

두 지역의 가격지수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용산구와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0.02%, 0.06% 올랐다. 오름폭은 줄었지만 하락 전환하지는 않았다. 같은 주 중구는 0.07%, 양천구는 0.10%, 동작구는 0.11% 상승했다. 가격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거래는 위축되는 모습이다.
 
“40억~50억원대는 거래 거의 없어”…낮아진 호가도 등장

용산에서는 가격이 높을수록 거래 감소폭이 컸다. 15억원 이하 거래는 7월 17건에서 8월 11건으로 35.3%, 15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36건에서 20건으로 44.4% 줄었다. 30억원 초과 거래는 18건에서 7건으로 61.1% 급감했다.

현장에서도 고가주택 중심의 거래 위축이 체감된다는 반응이다. 용산구 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한두 달 사이 매수 문의가 많이 줄었고 매물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25평대 22억~23억원, 33평대 28억원 안팎에서는 일부 거래가 있지만 40억~50억원대부터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포에서는 15억원 이하 거래가 83건에서 58건으로 30.1%, 15억원 초과~30억원 이하가 66건에서 55건으로 16.7% 감소했다. 30억원 초과 거래는 7월 1건에서 8월에는 한 건도 없었다. 초고가 거래 감소가 두드러진 용산과 달리 마포에서는 거래 대부분을 차지하는 30억원 이하 구간에서도 매수세가 위축됐다.

일부 고가 단지에서는 직전 최고 거래가격보다 낮은 호가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용산구 래미안첼리투스는 지난 7월 최고 55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7억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 6월 26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현재 최저 호가는 24억9000만원 수준이다.

다만 최고가 거래와 최저 호가는 층·향 등 개별 조건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어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실제 거래가 어느 가격에서 성사되는지가 향후 조정 폭을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8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3구에서 나타난 가격 조정과 거래 위축이 다른 고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에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면서 매수자들이 추가 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강남·서초는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매도 의사가 강해져 매물은 늘어난 반면 매수자는 추가 조정을 기대하며 관망하면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며 “이 같은 흐름은 세제 개편안이 확정될 때까지 고가 지역을 중심으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가 단지 약세에도 외곽은 상승…전월세 불안이 변수

고가 아파트의 가격 조정은 월간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부동산의 ‘9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월보다 0.22% 하락하며 4개월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같은 조사에서 강남구 아파트값도 0.30%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졌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6.4로 전월보다 1.4포인트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강 이남 11개 구는 108.9로 한 달 새 2.4포인트 내려 한강 이북 14개 구(124.8·-0.3포인트)보다 하락폭이 컸다. 다만 두 지역 모두 기준선인 100을 웃돌아 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한 상태는 유지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에서는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KB 조사에서 9월 노원구 아파트값은 전월보다 2.32% 올랐다. 중랑구(2.20%), 도봉구(1.95%), 성북구(1.93%), 강북구(1.90%) 등도 서울 평균 상승률인 1.13%를 웃돌았다.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구(4.30%), 안양 동안구(2.75%), 광명시(2.73%), 화성 병점구(2.7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세제와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가주택에서는 매수세가 위축되는 반면, 외곽에서는 상급지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신 교수는 “초고가주택은 세제 개편안이 현재 방향대로 확정될 경우 선제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절세 매물이 늘고 보유세 부담도 커지면서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서울 중저가 지역은 상급지 진입이 막힌 수요가 이동한 데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 전환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저가 지역도 집값이 오르면 대출 한도와 자기자금 부담에 부딪힐 수 있다.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상승 지역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서울 진입 수요가 남아 있고 전월세 매물 부족과 월세화,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도 이어지고 있어 고가주택의 거래 위축을 서울 전체 집값의 추세적 하락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차시장 공급 부족이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서울 외곽과 경기 동남권의 매수 수요를 유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연내에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유지되더라도 거래는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유동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지만 금리 인상 부담과 가계부채, 대출 규제를 고려하면 가격을 계속 큰 폭으로 밀어 올리기는 어렵다”며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는지, 공급 확대를 시장이 실제로 체감하는지가 향후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