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매년 반복되는 이야기가 있다. 정부가 추석 차례상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어떤 조사기관에 맡겨서 차례상에 올라오는 상품만을 대상으로 마트 등에서 조사했더니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직접 마트에 가보면 알겠지만 물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제수용품이 아닌 일반 사과 1개 가격, 배 1개, 풋고추 1봉 등 몇 개만 집으면 몇 만 원이 나가게 된다. 이런 것을 우리는 장바구니 물가라고 부른다.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장바구니 물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특히 주택가격 등 부동산 가격과 주거비 등이 상승하면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원가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GDP디플레이터로 많이 본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하지 않은 명목 기준 수치다. 즉 올해 2분기에 1인당 총소득이 26% 넘게 증가했다고 해서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물가도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가 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따질 때 실질국내총생산(실질GDP)을 사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성장을 해서 국민소득이 많아지면 국민소득 삼면등가에 의해 소비지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물가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물론 최근에 세금 등 비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소비의 이전도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물가가 반도체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수출이 많이 이루어져서 올랐다면 수출을 위해 물가를 어느 정도 국민들이 희생했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 환율 문제도 동시에 걸려 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기업은 환율 상승 폭만큼 돈을 더 벌지만 국내 원화 가치는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도 국민들이 많이 보고 인용하는 통계이다. 올해 8월 전년 동월 대비로 3.1%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는 자가주거비 등은 당연히 빠지기 때문에 낮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마트에 가보면 물가는 매우 많이 뛰어 있다. 그런데 통계상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2.6%로 감소했지만 생활물가는 3.2%로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조금 더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국민의 체감물가와 차이가 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는 흐름만 보는 것이지 그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시야를 조금 넓혀서 미국도 물가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바로 전쟁 때문이다. 미국도 원유를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우리보다 훨씬 높다. 휘발유 등 가격도 환율을 감안한 원화와 비교하면 거의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배럴당 5달러이면 원화로 환산하면 7000원 정도이고, 리터로 환산하면 2000원이 넘는다. 여기에 원유로 만드는 공업제품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에 물가가 상당히 높다. 그러나 미국은 주택을 구입할 때 장기 고정금리로 빌리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주택으로 이사를 하려고 하면 많아진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를 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신규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이후에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의식주 문제에서 주거비 증가율은 우리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
지금 현재 국내 물가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유가와 경제성장이다. 전쟁으로 유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전쟁의 지속 여부와 강도에 따라 변동성도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이미 유가는 높아졌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세제 변화 등 다른 정책을 정부가 내놓았다. 경제성장을 하고 있을 때 물가 상승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가격 담합이나 이벤트 등으로 인해 물가가 과대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미시정책, 거시경제정책이나 금융정책 등을 펼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부 업종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고용 유발 효과는 크지 않으니 소득이 증가하지 않고, 국민들이 고물가로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유가 나오고, 장기적으로 소득이나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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