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역세권인데 수억원 차이…몸값 높아진 '제로미터 역세권'

  • 같은 초역세권도 '직결 여부' 따라 체감 접근성 차이

  • 외부 이동 없는 편의성에 공급 제한적…희소성도 부각

사진챗GPT
[사진=챗GPT]

아파트와 지하철역이 지하 통로로 직접 연결된 이른바 '제로미터 역세권' 단지가 인근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역과의 물리적 거리를 넘어 외부 이동 없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연결성과 희소성이 새로운 가격 변수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속터미널역과 직결된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168.87㎡는 지난 6월 12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78.94㎡도 같은 달 신고가를 썼지만 거래가는 98억원이었다. 개별 단지의 상품성 등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면적이 더 작은 원베일리가 20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서울 강북권에서도 역 직결 단지와 인근 단지 간 가격 차이가 나타났다. 청량리역과 직결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99㎡는 지난 7월 21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달 인근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같은 면적은 15억원에 거래돼 6억원 넘는 차이를 보였다.

역 직결 단지의 가격 상승률도 서울 아파트 평균을 웃돌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울 시내 직통 역세권 아파트 10곳의 평균 매매가격은 2023년 5월부터 2025년 7월까지 45.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아파트가격 상승률인 19.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기존 '역세권 프리미엄'이 한층 세분화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역까지의 도보 거리가 주거 가치를 좌우하는 주요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같은 초역세권 안에서도 단지와 역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역 직결 구조는 이미 조성된 도심에서 추가 공급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단순히 역과 가까운 부지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철도 운영기관 등과의 협의와 연결 통로 설치를 위한 설계가 필요한 만큼 모든 초역세권 단지가 갖출 수 있는 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통 접근성이 비슷한 지역 안에서도 직결 여부가 개별 단지의 상품성을 가르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철역과 바로 이어지는 단지는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주거공간에서 승강장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며 "특히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희소성이 단지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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