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경희학원은 21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평화 혹은 붕괴: 지구행성사회의 문명 미학을 향해(Peace or Collapse: Aesthetic Pathway to Planetary Civilization)'를 주제로 제45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Peace BAR Festival, 이하 PBF)와 제2회 미원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조인원 이사장을 비롯해 아비 로브 하버드대 석좌교수 등 미원평화상 선정위원들, 그리고 제2회 미원평화상 수상 기관인 BAS의 알렉산드라 벨 회장 등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평화와 연대의 의미를 다졌다.
45년 전 경희학원 설립자가 씨앗 뿌린 '세계평화의 날'
이날 1부 행사인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은 김원수 미원평화학술원 상임고문(경희대 미래문명원장)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세계평화의 날은 1981년 11월 제36차 유엔 총회에서 제정됐다. 그 배경에는 같은 해 6월 세계대학총장회(IAUP) 제6차 총회에서 경희학원 설립자인 고(故)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가 "평화는 개선보다 귀하다"는 절박한 호소와 함께 유엔에 세계평화의 날 제정을 공식 제안한 역사적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공헌을 기리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지난 6월 29일 조 박사의 업적을 명시한 '세계평화의 날 결의안(SR113)'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최석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경희대 동문)은 축사를 통해 "미원 선생님의 평화에 대한 꿈이 오늘 제2회 미원평화상을 통해 다시 살아나고, 또 하나의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은 '새로운 평화의 조건, 전일 정치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념사를 통해 인류가 처한 엄중한 현실을 짚었다. 조 이사장은 섭씨 1.5도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임계점, 1만 2000여 개의 핵탄두 등 실존적 위기 징후들을 거론하며 "기존 현실 정치는 정치적 이익 범주를 넘기 힘들어 지구 사회 난제 대응에 한계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내 마음과 의식이 세계 시민과의 연대, 결속을 이룰 때 새 희망의 활로는 열릴 수 있다"며, 부분과 전체의 조화를 지향하는 '전일(全一)의 세계'와 '전일의 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종말의 시계 85초 전' 알린 BAS, 제2회 미원평화상 품에 안아
2부 행사로 진행된 제2회 미원평화상 시상식에서는 인류의 실존적 위협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경고해 온 BAS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미원평화상은 평생을 평화 운동에 헌신한 조영식 박사의 뜻을 잇기 위해 경희학원이 제정한 상으로, 2024년 넬슨 만델라가 설립한 '디 엘더스(The Elders)'에 이어 두 번째로 수여됐다.
194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맨해튼 프로젝트 참여 과학자들이 설립한 BAS는, 핵 위협은 물론 기후변화, 파괴적 신기술 등이 초래할 수 있는 인류 멸망의 위험성을 '지구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라는 직관적인 상징으로 경고해 왔다. 현재 이 시계는 자정(종말)까지 불과 85초를 가리키며 역사상 가장 파국에 근접해 있다.
이날 미원평화상 선정위원회의 심사 경과를 발표한 김원수 원장은 "BAS가 과학의 언어로 평화를 외쳐온 80년의 역사, 그리고 전 세계 시민과 지도자들에게 위기의 실체를 직시하게 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디 엘더스 명예원로)도 영상 축하 메시지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실존적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진 상황에서, 미원의 철학과 BAS 같은 단체들의 활동이 우리에게 큰 희망과 영감을 준다"며 수상을 축하했다.
시상식에서는 조 이사장이 BAS의 알렉산드라 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대표단에게 디플로마와 트로피, 상금 증서를 직접 수여했다. 벨 회장은 수상 수락사를 통해 "종말의 시계가 가리키는 위험은 동시에 인류가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든 시민이 평화를 위해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행동에 나설 때 시계를 다시 되돌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시상식 직후에는 조인원 이사장과 다니엘 홀츠 BAS 과학안보위원회 의장이 참여하는 기념 대담 '지구 행성 미학을 찾아서'가 진행돼, 기후 위기와 문명 전환을 앞둔 인류의 사유와 실천 과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한편, 경희학원은 이날 저녁 7시 30분 평화의 전당에서 '파리의 연인 in Kyung Hee: 1.5도의 사랑'을 주제로 대규모 평화음악회를 개최하며 세계평화의 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클래식, 팝페라, 무용, 연극 등이 어우러진 융복합 음악극을 통해 기후 위기 시대 서로를 향한 이해와 연대가 평화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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