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줄이고 기간제 늘리고…은행 인력구조가 바뀐다

  • 4대 은행 정규직 5년 새 12.5% 감소

  • 기간제는 53.3% 증가…전체 인력의 12.3% 차지

한 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에서 정규직은 줄고 기간제 근로자는 늘어나는 인력구조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줄이고 신규 채용 규모도 축소하는 가운데 내부통제 등 특정 업무에 필요한 인력은 기간제로 충원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인력에서 기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정규직은 4만6599명으로 전년 동기(4만8171명)보다 3.3%(1572명) 감소했다. 5년 전인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2.5%(6676명) 줄어든 규모다.

정규직 감소는 희망퇴직과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에 더해 신규 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이 퇴직 인원을 과거처럼 대규모 신규 채용으로 충원하지 않으면서 정규직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이다.

4대 은행 신규 채용은 2023년 1880명에서 지난해 1280명으로 2년 새 31.9%(600명)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595명)보다 18.5% 줄어든 485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이 채용을 줄이는 배경에는 금융소비 방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과거처럼 많은 직원을 영업점에 배치할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실제 4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포는 2020년 말 3303곳에서 지난해 말 2688곳으로 5년 새 18.6%(615곳) 감소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오프라인 금융 접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규직이 감소한 것과 달리 기간제 근로자는 빠르게 늘었다. 4대 은행의 기간제 근로자는 2021년 상반기 4275명에서 올해 상반기 6552명으로 53.3%(2277명)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929명 늘어 증가율이 16.5%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증가 폭이 24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약 3.9배로 확대됐다.

전체 인력에서 기간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정규직과 기간제를 합한 인력 가운데 기간제 비중은 2021년 상반기 7.4%에서 올해 상반기 12.3%로 4.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력은 5만7550명에서 5만3151명으로 7.6% 감소했지만 기간제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17.3%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영업점과 일반 업무에 투입되는 상시 인력은 줄이는 대신 내부통제와 전문업무 등 특정 목적에 필요한 인력을 기간제로 충원하는 방식으로 인력 운용에 유연성을 높이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간제 증가를 정규직의 단순 대체로만 보기는 어렵다. 은행들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업무 경험이 있는 퇴직 직원을 기간제로 다시 채용하거나 특정 분야 전문인력을 한시적으로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금융 확산이 정규직과 전체 인력 감소를 이끌었다면 기간제 증가는 필요한 경력과 전문성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가 줄어든 데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이 반복 업무나 사람 손이 많이 필요했던 업무를 보완하면서 인력 수요가 감소하는 부분이 있다”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퇴직 직원 재채용 등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간제 근로자 채용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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