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양반들’의 보컬 전범선이 자신을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밝힌 사실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그가 친일 행적을 알게 된 과정과 이후의 심경을 밝혔다.
역사학을 전공한 전범선은 지난 4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외가 5대조 할아버지가 최초의 신소설 작가면서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인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범선은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자신이 친일파 후손임을 알게 된 과정에 대해 “어렸을 땐 전혀 몰랐다. 고등학생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 자체가 역사를 중시하기도 했다”면서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대한민국 정부를 만든 게 미군정이지 않나. 그럼 미국을 알아야 우리 현대사를 알 수 있겠더라. 그래서 미국에 가서 미국사를 공부했다. 그런데 또 미국을 제대로 알려면 영국에 가야 하더라. 그래서 영국에서 석사를 했다. 영국에서 썼던 석사 논문이 미국 혁명사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역사학 학사, 영국 옥스퍼드대 역사학 석사 과정을 거쳤다. 이후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유학 중 한국 근대화와 항일운동에 기여한 호머 헐버트 박사에 대해 알게 됐고 그의 뜻에 감동해 헐버트박사기념상버회에서 인턴으로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가족사에 대해 듣게 됐다. 그는 “방에서 헐버트를 연구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니 ‘네가 역사 공부하는 건 알겠는데 너의 출신 성분을 알고나 하라’며 ‘네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아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전범선이 ‘이인직의 후손’이라고 알려줬다고. 전범선은 “‘이인직은 ‘혈의누’의 작가로 잘 알고 있었으나 어머니는 ‘그분은 이완용의 통역관으로 활약한 그냥 친일파가 아니라 대단한 친일파’라고 밝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인직은 전범선 외할머니의 증조부다.
전범선은 “어머니는 그때까지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안하셨다. 부끄러웠던 것”이라며 “어머니의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인직은 조선인 아내를 버리고 일본인 여성과 재혼해 살았는데 전범선은 그 조선인 아내의 후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전범선은 “이인직은 대단한 친일파라 일본 여성에게 새 장가를 들었다. 일본 종교로 개종도 했다. 나라뿐만 아니라 가족도 버렸다”라면서 “우리 어머니는 평생 이걸 입 밖으로 못 꺼내셨다더라. 부끄러움에 평생 사셨던 것”이라고 했다.
전범선에게 이 사실은 큰 트라우마이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그때부터 이인직이라는 양반이 쓴 책을 다 찾아봤다. 왜 집안과 나라를 버렸을지 알고 싶었다”면서 자신의 전공을 살려 집필한 '전범선의 한국사 테라피'라는 역사서 또한 친일파 후손으로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이었음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전범선은 “이인직을 책에 담지 못했다”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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