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닫힌 아픈 역사 지심도, 생태·관광 명소로 재탄생

  • 일제강점기 아픔 간직한 동백숲, 힐링 명소로 탈바꿈

  • 방치됐던 생태·역사 자원 활용...남해안 대표 명소 도약 '박차'

지심도 산마루 문화놀이터 명소화사업 조감도사진경남도
지심도 산마루 문화놀이터 명소화사업 조감도[사진=경남도]


경상남도가 거제 지심도를 일제강점기 역사와 동백숲 생태자원이 어우러진 체류형 관광섬으로 조성하는 '지심도 산마루 문화놀이터 명소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경남도는 10일 이 사업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 건축설계 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남도, 거제시가 총사업비 183억원을 투입해 2028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투입되는 사업비는 65억8200만원이다. 국비 32억9100만원(50%), 도비 9억8700만원(15%), 시비 23억400만원(35%)으로 구성된다. 총사업비의 36%가량이 설계 공모 단계인 올해에 배정된 셈이다.

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비중이 높은 배경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설계만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설계 이후 공사 단계에서 집행할 몫까지 함께 확보한 것"이라며 "국비와 그에 따른 도비·시비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건축에 앞서 기반을 닦는 토목 설계는 이미 지난해 8월 착수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건축 설계 공모를 거쳐 본격적인 윤곽을 잡는다. 다만 2028년 말 완공까지 남은 시간이 2년 4개월여에 불과해, 자재 해상 운송이라는 섬 특유의 변수까지 감안하면 일정이 다소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섬 지역 특유의 자재 해상 운송 비용과 소요 시간 등을 공정 계획에 미리 포함해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 자를 닮아 '사랑의 섬'으로 불린다. 섬 전체를 뒤덮은 울창한 동백숲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동시에 1936년 일제강점기 당시 주민들이 강제 이주당하고 군사 요새로 활용됐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광복 이후에도 국방부가 군사 목적으로 관리해 오다 2017년 소유권이 거제시로 이관되면서 방치돼 있던 역사·문화자원과 생태자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기반이 마련됐다.

사업은 산마루 테마정원과 동백숲 들놀이터, 웰니스 시설, 탐방로와 휴게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옛 국방과학연구소 건물은 자연과 역사를 배우는 교육시설로, 숙소 건물은 관광객 체류시설로 각각 리모델링한다. 동백숲을 따라 남해 해안 절경과 일제강점기 군사 유적을 함께 둘러보는 트레킹 코스도 조성할 계획이다.

김상원 경남도 관광개발국장은 "지심도는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관리돼 훼손되지 않은 생태계를 간직한 보물 같은 섬"이라며 "역사와 생태자원이 조화를 이루는 체류형 힐링 관광지로 조성해 남해안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명소화 사업의 계획상 개발면적은 33만8000여㎡ 규모다. 트레킹 코스가 포함되면서 면적이 넓어졌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우려되는 수목 훼손과 관련해 도 관계자는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이어서 수목 훼손 없이 공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면적이 편입되는 만큼 환경영향평가 통과 여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면적상으로는 대상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시설계와 함께 진행하며, 대상 여부는 거제시가 판단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협의 절차가 개시되지는 않은 상태다.

주민 대상 설명회 개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심도에는 일부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도 관계자는 "현장에 갔을 때 주민들이 사업 추진 사실은 모두 알고 계셨다"면서도 공식 설명회를 거제시가 별도로 열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설명회 없이 진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촘촘한 실행 계획이 요구되는 지심도 사업은 경남도가 부산·울산·광주·전남과 함께 추진 중인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1단계 24개 사업)'의 일환이다.

경남도는 올해 이 광역 사업에 국비 588억원을 포함해 총 1175억원을 투입한다. 도가 강조한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은 사업이 본격화된 최근 3년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실제 해당 사업 예산은 2024년 약 70억 원, 2025년 국비 기준 약 270억 원이 배정된 바 있다.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야간 응급환자 발생 시 대응 방안도 풀어야 할 숙제다. 도선 운항 증편이나 야간 해상 이송 등 체류형 관광객을 위한 구체적인 안전 대책은 아직 세워지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명확한 안전망 구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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