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겼다가 11월 초 시간을 복원하는 미국의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제도가 연중 내내 여름 시간 기준으로 통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뉴스위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지하는 가운데 서머타임 법안이 6대 4로 하원 규칙위원회를 통과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번 뷰캐넌(공화·플로리다) 의원이 발의한 '햇빛보호법'이다. 기존의 서머타임제에서는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년 3월 둘째 주 일요일 오전 2시에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겼다가 그해 11월 첫째 주 일요일 오전 2시에 한 시간 늦추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여름철 적용되는 시간대를 일 년 내내 유지하겠다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이 법안은 지난 5월 하원 에너지상업위를 48대 1로 통과했으며, 이번에 규칙위에서 가결됐다. 이제 하원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은 상원으로 넘어간다.
서머타임은 하와이와 애리조나 일부 지역 등을 제외한 미 대부분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이 법안의 찬성론자들은 서머타임으로 인해 봄과 겨울철 시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서머타임을 일 년 내내 유지하면 야외 활동, 관광, 경제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한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찬성론자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있다. 그는 지난 5월 하원 에너지상업위 통과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서머타임제로 인해) 시계를 조정하느라 매년 수억 달러가 쓰이고 있다"면서 "이는 공화당에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오리건, 메인, 플로리다 등 약 20개 주에서 연방의회가 이 법안을 승인할 경우 주 차원에서도 적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서머타임제 영구화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데비 워서먼 슐츠(플로리다) 의원과 나네트 바라간(캘리포니아) 의원 등이 반대론자로 꼽힌다. 워서먼 슐츠 의원은 어린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며, 바라간 의원은 서머타임제를 영구화하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프랭크 팰런(뉴저지) 에너지상업위 민주당 간사는 "요즘 시계를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폴리티코는 서머타임 영구화가 오래 논쟁된 주제지만, 진전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 중에는 농업 비중이 높은 주 출신 의원들의 반대가 꼽힌다. 겨울철 미국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시간을 늦추지 않을 경우 오전 9시까지 농부들이 햇빛을 볼 수 없다는 논리다. 이에 메리 스캔런(민주ㆍ펜실베이니아) 의원이 규칙위원회에서 서머타임이 아닌 표준시를 연중 영구화하고 주별로 서머타임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부결됐다.
미국은 1918년 서머타임제를 도입했다. 유럽연합(EU), 영국, 이스라엘 등 70여 개국에서도 서머타임제를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는 1948~1960년 서머타임제가 시행됐고, 이후에는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1987~1988년 서머타임이 일시적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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