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혼돈의 홈플러스…기습 휴업에 직원·입점업체·고객 모두 '혼란'

  • 굳게 닫힌 매장…휴업 모르고 찾은 고객들 발길 돌려

  • 문화센터 잠정 휴강…환불 문의에 안내데스크 북새통

  • 노조, 15~16일 메리츠·MBK 본사 앞 규탄대회 예고

14일 홈플러스 강동점을 찾은 한 고객이 카트로 가로막힌 입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14일 홈플러스 강동점을 찾은 한 고객이 카트로 가로 막힌 입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14일 홈플러스 강동점 식품 매장 입구는 무거운 적막만 흘렀다. 평소대로라면 장을 보러 온 고객과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는 직원들로 분주했을 곳이지만 쇼핑카트 수십 대로 가로막은 출입구엔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전 점포 임시휴업에 들어간 지 이틀째인 이날 오전 휴업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고객들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고객 10여 명이 입구까지 왔다가 안내문을 보고서야 뒤돌아섰다. 오전 10시 개점 시간에 맞춰 매장을 찾은 한 주부는 "두 달 전에 홈플러스 일부 점포가 문을 닫는다고 할 때도 강동점은 계속 영업을 이어가 휴업할 줄 몰랐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14일 홈플러스 강동점 식품 매장 입구가 쇼핑카트로 가로막혀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14일 홈플러스 강동점 식품 매장 입구가 쇼핑카트로 가로 막혀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갑작스러운 휴업에 혼란을 겪은 것은 고객뿐만이 아니었다. 현장 직원들도 전날 출근 직전까지도 영업 중단 사실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한 직원은 "전날 오전 7시부터 (직원들이) 매장 안에 들어가지 못했고, 오전 9시께 회사 게시판에 임시 영업 중단 공지가 올라온 뒤 최소 인원만 남고 직원들이 짐을 싸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출근 일정에 대한 별도 안내도 없어 직원들끼리 연락하며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14일 홈플러스 강동점 문화센터 고객들이 강좌 취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14일 홈플러스 강동점 문화센터 고객들이 강좌 취소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마트 휴업과 함께 문을 닫은 문화센터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수강생들이 몰렸다. 오전 10시 전부터 문화센터 안내데스크 앞에는 강좌 취소 신청서를 작성하려는 수강생들로 대기석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 속에서 안내데스크 직원은 수강생들에게 환불 규정을 설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아이 미술놀이 강좌를 수강 중이라는 한 고객은 "여름학기 강의를 잠정 휴강한다는 문자만 받았다"며 "휴강 기간도 정해지지 않아 환불을 받으러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전날 운영자금 고갈을 이유로 67개 대형마트 매장에 대해 임시 휴업을 결정한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운영자금 확보 여부와 법원 판단을 지켜본 뒤 마트 매장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운영자금 2000억원 마련을 놓고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업계에서는 파산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항고 기간이 끝나기 전 법원이 회생절차를 파산절차로 곧바로 넘기는 '견련파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견련파산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 법원이 공익채권자 보호 등을 위해 파산절차를 연계해 진행하는 제도다.

류근림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사무국장은 "현재 점포마다 고객센터와 안전관리 인력 등 8~10명만 남아 있다"며 "강원·대구·전남 등 일부 지역 점포에는 오는 20일 이후 단전 예고까지 이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회사는 6월 급여 40%만 지급했을 뿐 남은 급여와 퇴직금 지급 일정은 공지하지 않았다"며 "회사에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는 15일 여의도 메리츠금융, 16일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면담은 MBK 측 면담 연기 통보에 무산됐다. 노조는 이날 면담에서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조달과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요구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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