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자회사별 역할 분담을 본격화했다. 기존 전문의약품(ETC) 사업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신약 연구개발(R&D), 한국유니온제약은 생산과 위탁생산(CMO)을 맡는 구조다. 생산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성장축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계기로 주사제 생산라인과 항생제 품목 확보 등 생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상 공장 신설에는 설비 구축,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신규 공장을 짓는 대신 유니온제약의 기존 생산시설을 활용해 생산 병목을 해소하고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부광약품은 이번 인수로 기존 고형제 중심의 생산 체계에 주사제·항생제 생산 기반을 더하게 됐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한국유니온제약 공장은 2020년 GMP 허가를 마친 최신 시설"이라며 "인수 이후 의약품 생산능력이 약 3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유니온제약은 부광약품보다 두 배 이상 규모의 액상주사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생산 품목 확대와 함께 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생산 이전 작업도 시작됐다. 부광약품은 최근 한국유니온제약에서 생산한 일반의약품(OTC) '복합파자임정'을 출하했다. 외부에 맡기던 제품을 한국유니온제약으로 옮긴 첫 사례로 오는 8월부터 '하드칼츄어블정'과 '하드칼츄어블이지정'을 생산한다. 회사는 연내 추가 품목도 순차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부광약품은 전문의약품 사업에 집중한다. 부광약품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조현병·양극성장애 치료제 '라투다'를 중심으로 전문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덱시드와 치옥타시드는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표 품목이다. 라투다는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월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중추신경계(CNS) 사업의 성장축이 됐다. 종합병원 영업에 강점을 가진 부광약품과 판매대행(CSO) 영업망을 보유한 한국유니온제약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신약 개발은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맡고 있다. 부광약품이 2014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콘테라파마는 CNS 전문 바이오벤처다. 현재 임상 단계 핵심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도 콘테라파마가 개발 중이다. CP-012는 지난해 유럽 임상 1b상을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임상 2상 이후 기술수출을 목표로 한다.
콘테라파마는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과 리보핵산(RNA) 기반 신약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으며, RNA 플랫폼 사업부를 별도 법인(NewCo)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RNA 플랫폼은 독립 법인으로 운영해 외부 투자와 글로벌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역할 분담이 각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재편으로 보고 있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30년 국내 매출 6000억원, 10% 이상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부광약품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601억원, 영업이익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에는 매출 2007억원, 영업이익 14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품목을 기반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 생산과 R&D를 자회사별로 분리한 점이 구조 재편의 핵심"이라며 "선제적 투자를 통한 현금 동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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