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리석은 공격" 직후…美, 이란 군사시설 공습

  • 美 "상선 드론 공격에 강력 대응"…이란 미사일·드론 기지 타격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을 겨냥한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내 군사시설을 공습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공격이 제한적인 보복 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란은 휴전 합의를 위반한 공격이라며 추가 대응을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중부사령부가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를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이 이란의 공격에 대한 "강력한 대응(powerful response)"이라며 미사일 및 드론 저장시설, 해안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 당국자는 이번 작전이 대규모 전투를 재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날 공격에 대한 제한적인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공습은 약 90분간 진행됐으며 전투기가 호르무즈 해협 연안과 케슘섬 내 4개 목표물을 타격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Ever Lovely)'를 향해 자폭 드론 4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크고 값비싼 화물선을 겨냥한 어리석은 행위(foolish violation)"라며 "드론 3대는 격추했고 1대는 선박 상부 갑판을 타격했지만 선박은 항해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예비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후 이란이 민간 상선을 직접 공격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공격을 받은 에버 러블리는 오만 인근 해역을 지나던 중 피해를 입었으며 침몰하지는 않았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격이 휴전을 위반한 행위라며 "이 같은 침략이 반복될 경우 우리의 대응은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안보당국은 미국의 공습 이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를 즉각 확인하지 않았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SNS를 통해 미국은 휴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며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할 것(Violence will be met with violence)"이라고 밝혔다.
 
이번 충돌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도 다시 커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의 안전 항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했다. 해운 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일부 유조선은 항로를 되돌렸고,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는 하루 만에 73척에서 54척으로 감소했다.
 
양국은 예비 합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복원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운항 방식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이란은 자국이 해협 통항 관리의 핵심 권한을 가진 연안국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과 걸프협력회의(GCC)는 공동성명을 통해 "자유롭고 조건 없는 항행"을 보장해야 한다며 통행료 부과나 특정 국가의 통제 시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해운업계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협회 BIMCO의 야콥 라르센 최고보안책임자는 "선사와 보험사들은 이번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적대행위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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