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4일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취약부문 부실 확대 우려 등은 불안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는 올해 5월 중 17.2로 주의단계 수준을 기록했다.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는 올해 1분기 46.0으로 장기평균(2008년 이후 45.7)을 소폭 상회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가계 및 기업 신용이 모두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매매 및 주식 관련 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커졌으며, 기업대출도 은행 및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율이 소폭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장기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을 유지했으나,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다시 상승해 장기평균을 상회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힘입어 가계부채 비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총량 리스크는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질적 취약성도 남아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에 따라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갖고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부문을 살펴보면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그동안 중동 상황 및 내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등 영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했으나 외화조달 여건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외국인 국내증권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순유출을 보인 가운데,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순투자가 둔화됐다.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은 대외건전성 지표들이 소폭 저하됐으나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강건한 것으로 평가했다.
장 부총재보는 "외국인 주식 매도로 원화가 다른 선진국 통화보다 큰 폭으로 절하됐지만 이는 우리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영향이 컸고, 최근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환율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펀더멘털과 괴리된 고환율이 이어지거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를 2.50%에서 유지해왔으나 앞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 경기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기에 기준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부문 부실은 우려 요소로 꼽았다. 한은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금융불균형 축적 위험이 완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단기적으로 대내외 리스크와 맞물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 또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의 차익실현 자금 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불균형 완화 효과가 약화될 수 있으므로,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주택가격의 상승 기대를 일관되게 관리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주택매매가격은 서울 등 수도권의 상승폭이 재확대됐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의 경우 업권별로 상이한 흐름을 나타내었으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안보고서를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를 언급했다. 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레버리지 자산 투자도 늘어나는 등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경제 각 부문에 걸친 양극화 심화가 금융안정에 잠재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정책 대응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양극화 해소와 구조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부실이 크게 늘어났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연착륙을 도모해 나가는 한편, 우리 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상환능력에 따라 금융지원과 채무조정을 병행하고 사업단계별로 금융·산업·고용·복지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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