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절반 선뜻 내놓은 공무원 5명…어디에 쓰이나 보니

  • 옛전남도청복원단, 성과금 500만원 5·18기념재단 쾌척

  • '건물' 복원 넘어 미완의 과제 '행방불명자 찾기'에 힘 보태

  • 46년째 돌아오지 못한 70여명…유해발굴 사회적 관심 절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518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5.18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을 이끈 실무진이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아 받은 포상금을 5·18민주화운동 암매장 유해발굴 사업에 선뜻 내놓았다. 단순한 공직사회 미담을 넘어, 미완으로 남은 5·18 진상규명의 핵심 과제인 '행방불명자 찾기'에 국가 기관 공무원들이 직접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 땀 흘린 대가, 5·18 남겨진 과제에 쾌척

2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소속 이동준 복원협력과장, 박희경 사무관, 임세경 학예연구사, 이가영·김유진 주무관 등 5명은 최근 받은 3차 특별성과 포상금 1000만원 중 절반인 500만원을 5·18기념재단에 기부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문을 연 옛 전남도청 복원과 개관 특별전시, 기념 공연 등 주요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장을 지키며 개관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성과 대상자에 선정됐다.

이들은 포상금을 개인적으로 나누는 대신, 옛 전남도청 복원 과정에서 되새긴 5·18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해 고통받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진실 규명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기부금은 5·18기념재단을 통해 △암매장 유해 발굴 △희생자 신원 확인 △진실 규명 사업 등에 전액 쓰일 예정이다.

◆ 46년의 기다림…'암매장 유해발굴'의 의미

이번 기부가 각별한 이유는 기부처가 다름 아닌 '암매장 유해발굴 사업'이기 때문이다. 1980년 신군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시민이 희생됐고, 당시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인해 적지 않은 시신이 곳곳에 암매장됐다.

현재 공식적으로 인정된 5·18 행방불명자는 70여명에 달한다. 4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상당수 희생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유해발굴은 단순히 유골을 수습하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폭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 유린의 실체를 증명하고, 시신을 훼손하고 은폐하려 했던 정황을 밝혀내는 등 5·18의 남은 퍼즐을 맞추는 핵심적인 진상규명 과정이다.

실제 발굴 작업 환경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46년의 세월이 흐르며 매장 추정지 일대 지형이 크게 변한 데다, 당시 상황을 증언할 관련자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5·18 관련 단체들이 추정지 조사와 유전자(DNA) 대조 등 진상 규명 작업에 지속적인 예산 확보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 건물 복원 넘어 역사의 상처 치유로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시민군이 계엄군에 맞서 마지막까지 항전했던 최후의 보루이자, 한국 민주주의를 잉태한 상징적 공간이다. 총탄 자국 하나까지 원래대로 되살리기 위해 매달렸던 복원추진단 직원들에게 도청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런 까닭에 옛 전남도청 복원을 이끈 공무원들의 자발적 기부는 자칫 대중의 뇌리에서 잊힐 수 있는 유해발굴 작업에 다시 한번 사회적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부에 동참한 이동준 과장은 "옛 전남도청 복원 과정은 단순히 건물을 되살리는 일이 아니라, K-민주주의의 역사와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은 이번 기부가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하루빨리 찾고, 5·18의 진실을 온전히 밝혀내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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