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도 바뀌야지" vs "민주당은 안 돼"…'보수 텃밭'서 김부겸·추경호 '초접전'

  • 김부겸, 이재명 정부 예산안 관련 기대감

  • 추경호, 3선 출신 지역이 키운 이미지에서 강점

대구 동성로에서 7일 시민들이 걷고 있다 사진고혜영 기자
대구 동성로에서 7일 시민들이 걷고 있다. [사진=고혜영 기자]

"대구도 이제는 바뀌야지"
"그래도 민주당은 안 돼"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대구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아주경제가 7일 대구를 방문해 민심을 확인한 결과 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격돌 중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지지는 팽팽하게 엇갈렸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맞부딪혔다. 

김 후보는 민주당 소속 최초로 대구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지도와 이재명 정부와의 접점을 바탕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대구가 바뀌어야 한다며 정부 예산 확보 능력을 내세웠다.

동성로에서 한 80대 남성은 "평소 국민의힘을 지지했다"면서도 "이번에는 김부겸이 한 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정부와 가깝다는 점을 내세우며 "추경호가 경제부총리까지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거대여당 형국에서 대구 예산을 제대로 따올 수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가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최초의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던 수성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20대 여성은 "2030 세대를 보면 기성 세대와 달리 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동대구에서 서대구로 이동하는 도중 만난 택시기사도 "요즘 대구가 바뀌려는 분위기 같다"며 "젊은 사람들이 취업이 안 된다고 해서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도 지역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김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30대 남성은 "국민의힘이 아직 윤석열 전 대통령을 버리지 못했다"며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전했다. 전문직 30대 여성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밝혔다. 추 후보가 비상계엄 해제 표결 당시 방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주경제가 7일 찾은 동대구역의 모습 [사진=고혜영 기자]
아주경제가 7일 찾은 동대구역의 모습 [사진=고혜영 기자]

'보수의 심장'인 만큼 추 후보를 향한 지지세도 만만치 않았다. 추 후보는 대구 달성군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앞세워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달성군에서는 지역 출신 추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달성군 주민들은 22대 총선에서 추 후보에게 75.31%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바 있다. 

달성군에 위치한 현풍백년도깨비시장에서 만난 70대 안모 씨는 "추경호를 대구시장 시켜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73세 최봉조 씨도 "우리는 무조건 추경호"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국회의원으로 나오면 무조건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컷오프 이후 반발, 결국 국민의힘 소속으로 달성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80대 조모 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원금 정책에 대해 "60만원 준다고 하는데 그거 다 갚다가 젊은 애들 죽어난다"며 "대구는 죽으나 사나 민주당은 안 찍는다"고 비판했다. 

20대와 30대 추 후보 지지자들도 이 대통령이 실시하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에 대한 평가보다는 이 대통령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현풍백년도깨비시장에서는 추 후보 지지세가 거셌지만, 젊은층 민심은 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서대구역으로 이동하며 만난 택시기사는 "달성군이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알고 있다"면서 "원주민보다 이주민들의 비율이 높아 이들의 표심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 달성군 평균 연령은 44세로 전국 82개군 가운데 가장 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대구 지원 정책을 발표해 김 후보를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누가 당선돼도 똑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선거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 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대구MBC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가상번호를 활용한 자동전화응답 조사·응답률 6.1%) 김 후보는 45.9%, 추 후보는 42.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두 후보 간 격차는 단 3.5%포인트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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