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6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북구갑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3일 본인 SNS를 통해 '부산 북구 만덕동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14일 오전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 출연해 “정치적 고향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번 한 전 대표 행보의 핵심은 지역 선택에 있다.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으로 평가받는 대구 대신 부산, 그중에서도 직전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한 북구갑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는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대구는 편한 길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부산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보수 재건을 위한 동남풍이 부산에서부터 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을 '정치적 고향'으로 지칭하며 과거 문민정부 탄생의 중심지이자 균형을 잡아온 부산시민들의 역동성을 존중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연고를 중시하는 지역 민심에 다가가는 동시에 험지 출마를 통한 정치적 체급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으로 분류돼 왔으나 실제 선거 결과에서는 표심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스윙 보트(Swing Vote)' 성격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성격을 보여왔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 속에서 중량급 정치인이 부산, 특히 북구갑과 같은 경쟁 지역을 출마지로 택하는 행보는 일정한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상대적으로 안정적 기반으로 평가되는 대구·경북 대신 승부가 불확실한 지역에 나서는 선택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동시에 부산 지역 선거 결과는 영남권 전반적인 민심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전국 단위 정치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의미를 지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안정적 선택’보다 ‘확장성 실험’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해석한다. 보수 진영 내부 재편과 외연 확장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부산 북구갑은 최근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확보했던 지역이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회복 대상 지역에 해당한다. 현역인 전재수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여권 유력 인사의 도전이 현실화하면 지역 구도는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외부 인사의 진입이라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과거 사례에서도 중앙 정치인의 ‘전략적 이동’은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았던 만큼 조직력과 지역 밀착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경쟁 인사들을 둘러싼 현안에도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실 인사가 출마할 가능성과 관련한 발언을 두고는 하정우 AI 수석을 거론하며 “정치적 판단의 기준은 시민이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공직 후보 결정 과정의 원칙을 강조했다. 또 지역 현역인 전재수 의원을 둘러싼 최근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관련 의혹과 해명 과정을 거론하며 “공직을 맡거나 도전하는 위치에 있는 인사라면 사안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민식 전 의원 등 국민의힘 당내 인사와의 단일화나 공천 문제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정치공학보다는 시민의 열망에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시민 판단을 겸허히 받들겠다는 원론적 입장과 함께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특정 인물의 출마 여부보다 어떤 메시지와 구도로 선거를 치르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부산 선거는 늘 전국 정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는 공식 출마 선언 이전 단계여서 향후 일정과 변수에 따라 선거 구도는 유동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한 전 대표의 부산 북구 진입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이번 보궐선거는 향후 정치 흐름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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