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사건 등 최근 잇따른 논란을 겪은 사모펀드(PEF) 업계가 내부통제 강화와 자율규제 도입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섰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사건이 발생하며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들로 구성된 PEF운용사협의회는 최근 내부통제 기준을 담은 자율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업계 전반에 도입을 독려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해왔다. 사모펀드는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요 투자 주체로 자리 잡았으며, 운용사 격인 등록 GP(General Partner) 수도 크게 늘었다. 2008년 48개 수준이던 등록 GP는 지난달 말 기준 450개로 증가했다.
다만 시장 규모와 영향력은 급격히 커졌지만 제도적 관리 체계는 상대적으로 느슨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모펀드는 자본시장 내 지위가 빠르게 확대됐음에도 지배구조법이나 외부감사법 등 일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완화된 규제 환경 속에서 운영돼 왔다. 이로 인해 내부통제 부실 가능성과 이해상충 등 구조적인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자정 노력에 나서는 모습이다. PEF운용사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자율규제 기준은 사모펀드 운용 전반을 포괄하는 내부통제 체계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특히 투자 검토부터 거래 실행,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이해상충 가능성을 관리하고, 투자 관련 민감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유되지 않도록 정보 차단 체계(차이니즈 월)를 마련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해당 기준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규제가 아니라 업계의 자율적 준수에 기반한 체계다.
감독 측면에서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금융감독원의 검사 인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전통 금융회사에 비해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검사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감독 체계도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 10월 사모펀드 운용사(GP)에 대한 명시적인 검사 권한을 도입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총 22개 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건 PEF운용사협의회장(대신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은 “현재 협의회는 법적인 권한이 없는 만큼 규정을 어겼다고 해서 페널티를 주거나, 준수했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온전히 업계의 자율적인 참여와 준수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향후 조직을 협회 형태의 상설기구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협의회는 상근 조직 없이 운영되고 있어 제도 정비와 대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모펀드 업계는 그동안 ‘수익만을 추구한다’는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투자 기업의 구조 개선과 성장 지원이라는 본래 역할을 알리는 작업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그는 “협회가 만들어지면 상근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업계 관련 업무나 대외 소통도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모펀드에 대해 오해가 있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향후 협회 체계가 마련되면 업계 역할과 기능을 알리는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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