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정은 통상정책의 옳고 그름을 가린 정치적 판단이 아니다. 권력의 범위를 확인한 헌법적 판단이다. 조세와 관세는 대표성을 지닌 입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권력분립의 원칙이 재확인됐다. 경제정책 역시 헌법 질서 안에서 행사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다.
그러나 사법적 제동이 곧 통상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50일 한시 조치이지만, 그 기간 동안 301조 조사 등 추가 관세 수단을 병행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는 보호주의 기조가 철회된 것이 아니라, 법적 근거를 바꿔 재추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IEEPA라는 수단이 막혔을 뿐,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
통상은 더 이상 순수한 경제 문제가 아니다. 공급망, 안보, 기술 경쟁과 결합된 전략 영역이 됐다. 이번 판결은 권력분립의 작동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건이지만, 동시에 국제 통상 환경의 구조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결국 기본은 명확하다. 통상정책은 법적 권한의 범위 안에서 행사돼야 한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제도는 작동했지만, 통상 갈등은 다른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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