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용하지만 방향은 분명한 안양 시정

  • 개발보다 사람, 속도보다 방향을 택한 시정

  • 요란함 대신 일관성으로 쌓아온 도시 변화

  • 선거보다 다음 10년을 바라본 행정의 선택

사진최대호 안양시장
[사진=최대호 안양시장]


지방행정은 종종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안양 시정을 돌아보면, 최대호 시정은 요란한 성과 경쟁보다는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해온 행정으로 요약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도시정책의 축 이동으로, 개발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안양천을 국가정원급 공간으로 끌어올리려는 구상, 도심 녹지 확충과 보행환경 개선은 단기 성과에 매달린 토건 행정과는 결이 다르다. 눈에 띄는 크레인은 없었지만, 도시의 체질을 바꾸려는 접근만큼은 분명했다.
 
교육과 돌봄 분야에서는 기초자치단체의 역할을 정확히 짚은 행정이 이어졌다. 혁신교육지구 운영, 공공돌봄 인프라 확충, 아이부터 노년까지 이어지는 생활 밀착형 정책은 큰 잡음 없이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화려함보다는 실효성을 택한 선택이다.
 
청년정책 역시 보여주기식 사업에서 벗어나 공간·일자리·참여를 엮는 구조적 접근을 시도했다. 아직완성형이라 말하기는 이르지만, 지방정부 청년정책의 기본 골격은 갖췄다는 평가다.
 
재정 운용과 시정 운영 전반에서도 무리한 확장이나 위험한 선택은 보이지 않았다. 큰 혼선이나 소모적 논란 없이 시정을 관리해온 점은 지방자치에서 결코 가볍게 볼 성과가 아니다. 정치적 이벤트보다 행정의 지속성을 우선한 결과다.
 
이 시정을 한 줄 구호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있다. 안양을 단기간에 바꾸기 보다 도시가 가야 할 방향의 좌표를 다시 설정해 놓았다는 점이다.
 
선거는 늘 속도와 가시적 성과를 묻는다. 그러나 지방행정의 평가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완성된다. 시민의 일상 속에 축적된 변화, 다음 시정이 이어받을 수 있는 구조, 흔들리지 않는 정책의 방향성 이것이 지방행정의 진짜 성적표다.
 
그 기준에서 보면 이번 시정은 조용했지만 가볍지 않았다. 빠르지 않았지만 후퇴하지도 않았다. 느리되 흔들리지 않았고, 조용하되 방향을 잃지 않은 행정.

안양의 좌표가 어디까지 옮겨졌는지는, 이제 유권자의 판단과 다음 시간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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