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저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을 팬들의 응원으로 하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 그럴 수 있도록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민혁)
데뷔 12년 차.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동안 몬스타엑스는 쉼 없이 자신들의 세계를 확장해 왔다. '몬스타엑스'라는 이름이 하나의 장르가 된 지금, 이들이 다시 꺼내 든 카드는 화려한 기술이나 파격적인 변신이 아니었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들과의 '결속'이었다. 다사다난했던 고비마다 서로를 붙들며 이겨내 온 이들이 지금까지 팀을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은 결국 팬들과의 깊은 유대였다.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개최된 몬스타엑스의 월드 투어 '더 엑스 : 넥서스(THE X : NEXUS)'는 11년의 세월이 겹겹이 쌓아 올린 결속과 서로를 향한 단단한 신뢰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2022년 '노 리밋' 투어 이후 약 4년 만에 성사된 이번 단독 월드 투어는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 지점을 지나 새로운 도약 앞에 선 멤버들의 결연한 의지가 돋보였다.
공연의 포문은 이들에게 첫 1위의 영광을 안겼던 '드라마라마(DRAMARAMA)'가 열었다. 도입부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순간 장내의 온도는 단숨에 임계점을 넘었고 이어지는 '러브 킬라(Love Killa)', '러쉬 아워(Rush Hour)'까지 거칠지만 정교하고 강렬하지만 여유가 느껴지는 무대는 12년 차 아이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의 정점을 증명했다. 팬들의 요청이 쏟아졌던 '론 레인저(Lone Ranger)'와 '캐치 미 나우(Catch Me Now)'를 연달아 선보인 이들은 몬스타엑스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재확인시키며 화려한 오프닝을 장식했다.
오프닝 무대 후 기현은 "지난 여름 팬콘서트로 만났는데 월드투어로는 4년 만에 무대에 선다. 4년 만에 여섯 명이 다 만나는 콘서트로 돌아왔다"고 운을 뗐고, 주헌은 "지난해 몬베베와 10주년을 잘 맞이하고 2026년 새로운 해를 맞아 새 투어에 나섰다. 뉴 챕터가 시작되는 느낌"이라고 인사했다. 아이엠은 "몬스타엑스의 진한 엑기스를 담은 무대로 준비했다"며 이번 콘서트를 소개했다.
이어 '미들 오브 더 나이트(MIDDLE OF THE NIGHT)', '디나이(DENY)', '앤드(AND)'를 통해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을 극대화하는가 하면, 지난 여름 발매했던 미니앨범 '더 엑스'의 수록곡 '두 왓 아이 원트(DO WHAT I WANT)', '엔 더 프론트(N THE FRONT)', '투스칸 레더(TUSCAN LEATHER)' 등으로 이들의 음악적 영역이 여전히 확장 중임을 입증했다.
여섯 멤버의 개성이 만개한 솔로 스테이지는 이번 공연의 백미였다. 셔누는 '어라운드&고(Around & Go)'로 그루브하고 섹시한 장악력을 보여주었고, 기현은 '하울링(Howling)'을 통해 전율 돋는 파워풀한 가창력을 폭발시켰다. 형원은 자신만의 감성이 짙게 밴 '노 에어(NO AIR)'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민혁은 직접 일렉 기타를 연주하며 팬들을 위해 쓴 가사를 담담히 읊조린 '리칭(Reaching)'으로 뭉클함을 더했다. 주헌은 최근 발매한 솔로곡 '스팅(STING)'과 '하늘에 머리가 닿을 때까지'를 엮어 독보적인 라이브 실력을 뿜어냈고, 아이엠은 '에러 404(ERROR 404)'로 음악적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12년의 내공이 집약된 퍼포먼스는 빈틈없이 무대를 채웠고 팬들과의 호흡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
공연 말미 멤버들이 쏟아낸 진솔한 소감은 11년의 시간을 함께 버텨온 이들의 깊은 유대감을 투영했다. 주헌은 "몬스타엑스의 12년은 참 다사다난했다. 의지대로 되지 않았던 일도 많고 좌절했을 때도 많았다. 좌절을 마주하고 견뎌왔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우리는 그걸 생각지 않고 그냥 가고 있더라. 멤버들 덕이다. 여전히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고, 여러분에게 에너지를 받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셔누는 "3일 동안 여러분 덕에 공연 잘 마칠 수 있었다. 여러분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가는 거 같다. 같이 즐겨주셔서 행복하고 즐거웠다. 여러분들이 보여주고 주는 사랑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분도 저의 사랑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묵직한 진심을 건뗐다.
민혁은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기타 솔로에 도전했다. 평소 저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이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내가 하지 않을 법한 도전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새롭게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 저에게도 의미 있는 무대였다. 그렇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형원은 "무대를 할 때 성에 차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나더라.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몬스타엑스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던 거 같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런 순간을 멤버들과 함께 이겨내고 마무리하는 게 고마웠다. 그런 모습을 봐주고 사랑해주는 게 눈앞의 사람들이라 고마웠다. 최선을 다한다는 게 정확히 어떤 기준인지 몰랐는데 여러분과 몬스타엑스를 만나 배워가고 있다"고 인사했다.
기현은 "23살에 데뷔했는데 벌써 34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12년 뒤에도 많은 몬베베에게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한 사람을 12년 동안 옆에서 지켜봐 준다는 거, 다양한 사랑의 방법으로 여기까지 끌고 와주신 여러분을 보면서 내가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 옆에서 붙들어 주셔서 감사하고 덕분에 살아간다"고 고백했다.
오는 2월 9일 입대를 앞둔 막내 아이엠의 고백은 현장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군대 가기 전 마지막 공연이라 도저히 앉아서 할 수 없었다. 무리 안 해도 된다고 하지만 도저히 못 그러겠더라. 첫날하고 '이거 어떻게 하지' 싶었는데 오늘 하니까 어떻게든 되더라. 사랑의 힘이라는 게 대단한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이어 파격적인 삭발식을 거행했다. 직접 낸 아이디어로 팬들 앞에서 머리를 짧게 깎으며 인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 그간 형들의 입대마다 삭발을 지켜봐 왔던 막내 아이엠은 이번엔 반대로 형들의 손길로 이발을 마치며 10년간의 몬스타엑스 생활을 잠시 접는 특별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몬스타엑스의 12년은 단순히 숫자의 누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의 빈틈을 채워온 다정한 문답이었고, 가장 빛나는 순간을 공유해 온 동행의 기록이었다. 리더 셔누부터 막내 아이엠까지 여섯 멤버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는 어느덧 완벽한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1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을 지키고 성장하게끔 만드는 건 결국 '몬베베'라는 견고한 결속이었다.
서울에서 쏘아 올린 이 뜨거운 신호탄은 일본 아레나 투어를 시작으로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지로 이어지며 다시 한번 이들의 견고한 유대를 증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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