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동' 트럼프, 美 함대 파견하며 "이란과 대화 원해"

  • 이란서 8층 건물 폭발로 15명 사상…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31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건물 모습 사진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건물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이란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며 무력 사용까지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를 통한 합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이례적인 공개 행보에 나서며 긴장 국면 관리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내 우방국들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계획을 모르고 있다는 질문과 관련해 "계획은 (이란이) 우리와 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이는 인터뷰를 진행한 폭스뉴스 기자 재키 하인리히가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우리는 거기(이란)로 향하는 큰 함대가 있다.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갖고 있던, 사실 지금도 있지만, 함대보다 더 크다"고 말해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작전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관련해 중동 내 우방국들과의 소통과 관련해서는 "(나의 이란에 대한) 계획을 말할 수 없다. 계획을 알려준다면 당신(기자)에게 계획을 말하는 것만큼이나 안 좋을 것이다. 사실 더 나쁠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 주변국들이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들이 협상하고 있으니 우리는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알다시피 지난번에 그들이 협상했을 때, 우리는 그들의 핵을 제거해야 했고, (협상은) 효과가 없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그것(핵)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다른 방식'은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란의 핵시설을 기습 타격한 작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 세계는 이란을 상대로 핵 개발 중단, 탄도 미사일 제한 및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인 '저항의 축' 지원 중단 등을 촉구하며 각종 제재를 가해 왔다. 이에 이란 내에서는 제재 등에 따른 경제난이 악화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기 시작했고, 이란 정부는 시위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대 강경 진압을 빌미로 이란에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대화와 군사 옵션을 동시에 언급한 상황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같은 날 이례적인 공개 행보에 나섰다. 하메네이의 공식 엑스 계정에는 이란 이슬람혁명 47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그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이맘 루홀라 호메이니 묘소를 참배했다는 공지가 게시됐다. 공개된 사진에는 하메네이가 호메이니 영정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호메이니는 1979년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신정체제를 수립한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인물로, 1989년 사망한 뒤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직을 이어받았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하메네이가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안전한 지하시설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 같은 소식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하메네이가 이례적으로 사진까지 공개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24일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당국이 이달 초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이후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자 하메네이가 요새화된 지하 벙커에 은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IRIB 방송 등 이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께 호르모즈간주(州) 반다르아바스의 모알렘 거리에 위치한 8층짜리 건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건물 1∼3층이 붕괴됐으며, 인근 상점과 여러 대의 차량도 파손됐다.

당국은 현재까지 4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즉시 현장에 투입돼 잔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폭발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발생해 이목을 끌었지만, 현지 소방당국은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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