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제때 잡지 못하면서 신뢰성 상실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경기 악화, 가계부채 심화 등을 이유로 금리 결정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오며 시장 통제력을 잃었다. 2024년 2분기 역성장(-0.2%) 등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한은은 역대 최장 기록인 13개월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집값과 가계부채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는 경기와 가계부채 모두 통제하지 못했다. 2024년 가계대출은 2023년 증가 폭보다 3조원 이상 급증했고, 같은 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초저금리 기조가 길어졌던 2020~2021년에도 경기 회복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미뤘고, 가계부채는 GDP 대비 99%까지 치솟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정책이 정치 논리에 흔들리고, 당국 간 엇갈리는 정책에 시장이 통제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입김과 정책이 통하지 않자 관련 기관들은 서학개미 등 외부 요인으로 문제를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 수요보다 4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과 외환건전성 조정 방안이라는 상충된 정책 목표가 외화 수요를 옥죄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MSCI 편입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원화·외환 거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을 더 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당국은 외환건전성을 목표로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외화 수급 요인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이유”라며 “당국이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수급상 대책보다 단기적·미시적인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구체적 방안이 부재하면서 환율 기대심리가 계속 자극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이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금리와 환율, 주식, 채권 가격이 급등락을 오가는 ‘경제적 위기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금융위기와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경우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해외 주식 투자와 같은 합법적인 자본 유출로 환율이 높아지고 국내 투자가 감소하는 등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세금, 노동 등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가 국내 투자로 전환되도록 하고,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로 달러 공급을 늘리는 것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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