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계좌 열리면 31조 유입?…"세금 깎아줘도 국장 신뢰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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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환율 방어와 증시 부양을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도입하지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가 주요국 수익률 1위를 기록했음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점 부담과 1년 의무 보유에 따른 변동성 리스크가 비과세 혜택보다 더 크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RIA를 두고 '세금 혜택보다 국장의 추가 상승 여력이 관건'이라는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매도 금액 중 최대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겠다는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급등한 국내 증시가 올해도 같은 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제기된 낙관적 전망과 대비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리포트에서 2016년 인도네시아의 자본 환류 정책 당시 해외 자산의 12.4%가 복귀했던 사례를 들어, 이를 국내 해외 주식 자산 256조원에 단순 대입하면 약 31조7000억원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례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환율 안정과 증시 수급 측면에서 의미 있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양국의 구조적 차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도네시아 정책은 세무조사 회피를 위한 '자금 양성화' 성격이 강해 사실상 강제성이 있었지만 국내 서학개미에게는 세제 혜택 외 뚜렷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수 급락에 대한 경계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가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75.6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를 '고점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실제 단기 과열 인식 속에 개인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12~1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코스피 인버스 ETF 11개에 약 1815억원의 개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특히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률의 2배 수익을 추구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1087억원이 몰리며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KODEX 인버스'와 'TIGER 200선물인버스2X'에도 각각 651억원, 41억원이 유입됐다. 지수 정체 국면에서 분배금을 노린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에도 484억원이 들어오면서 헤지 수요가 뚜렷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과세 한도가 5000만원에 그쳐 의무 보유 기간 중 세제 혜택보다 증시가 더 큰 하락세를 맞으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리스크"라고 말했다.

현장 반응도 냉랭하다. 강남권 증권사 PB는 "아직 고객들의 RIA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고 정책 발표 이후 방향이 명확해져야 내부에서도 포트폴리오에 고려할 것 같다"며 "해외 투자로 연 20~30% 수익을 냈던 고객들은 아직 국내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며 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환율 안정을 명분으로 RIA 도입을 발표하고 1분기 내 복귀 시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100% 면제라는 한시적 혜택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RIA가 일회성 절세 계좌로 그치지 않으려면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양도세는 양도차익에 부과되기 때문에 차익이 작거나 기본공제에 근접한 투자자에게는 인센티브가 약하다"며 "국내 주식 1년 이상 보유 조건 역시 국장에 확신이 없는 투자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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