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1일자 칼럼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중·일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 유지를 분명히 해 중국의 의도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양호한 관계를 대외적으로 각인시키고, 이웃 국가 간 '결속력'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을지가 이번 회담의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5일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사실을 언급하며 시 주석이 역사 문제를 거론해 관계가 양호한 한일 사이를 분열시키려 했다고 해설했다.
신문은 중국이 최근 한국에 급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하면서 한일 양국이 북·중·러 군사 협력 심화, 미국의 관세 정책, 산업 구조의 유사성, 저출산·고령화 등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도 양측이 동아시아 정세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일제강점기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 견해가 갈리는 사안은 피하며 보조를 맞출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으로 조세이 탄광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며 역사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산케이신문도 이날 '중국의 분열 공세를 물리쳐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시 주석이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역사 문제를 거론했지만 이 대통령은 중·일 대립과는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13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이 대통령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일, 한미일 협력이 평화와 안정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혼슈 서부 나라현에서 열리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닛케이는 지방 도시에서는 정상 간 교류 시간을 늘리기 쉽고 보다 친밀한 교류를 통해 개인적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일본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에 외국 정상을 양자 회담 목적으로 초청한 사례가 많지 않다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6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야마구치현에서 회담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또 산케이는 나라현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도래인들이 문화와 기술을 전파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한일 양국 모두와 인연이 깊다며,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회담 이튿날인 14일 도래인 기술을 활용해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호류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산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보일 ‘오모테나시’(정성 어린 환대)가 그의 외교적 역량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계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만찬 메뉴까지 세심히 챙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이 대통령은 지난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는데, 총리가 택할 선물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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