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6′이 나흘간 일정을 마치고 9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혁신가의 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CES의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입힌 '로봇', 즉 '피지컬 AI'였다. 인간 형상을 띤 휴머노이드부터 집안일을 돕는 가사용, 제조 현장 등에 투입되는 산업용 로봇까지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피지컬 AI 기술을 선보인 부스 공간도 확대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에 등장하면서 AI 흐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그는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전환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AI 컴퓨팅의 중심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기조연설에서는 인간과 유사한 사고 과정을 자율주행차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CES에선 글로벌 빅테크들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됐다. 우선 젠슨 황 CEO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손잡고 자율주행 차를 함께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황 CEO는 "벤츠의 하드웨어와 엔비디아의 AI를 결합했다"고 소개하며 알파마요를 탑재한 'CLA'를 미국 시장에 1분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엔비디아는 레노버와 협업해 'AI 클라우드 기가팩토리'를 공개했다. 각 기업이 자사 제조 환경과 로봇·설비에 맞는 AI 모델을 빠르게 생성·구축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또 레노버는 AMD와 협력해 AI 추론에 특화된 서버 '싱크시스템 SR675i'를 비롯한 다수 서버 제품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현대모비스는 CES 기간 중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 시점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기로 협의했으며 미국 퀄컴과 MOU를 맺고 소프트웨어중심차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 총수가 직접 여러 부스를 방문하며 AI 시대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개막 당일인 지난 6일(현지시간)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CES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젠슨 황 CEO와 제2의 '깐부회동' 자리를 마련해 양사 간 자율주행차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정 회장은 "같이 컬래버레이션을 해보자"며 적극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퀄컴, LG전자 부스를 차례로 찾아 로보틱스, 자동차 협업 가능성을 점검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과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AI, 로봇 등이 전시된 메인 전시홀 중심으로 부스를 돌았다. 이는 웰니스 로봇 브랜드 '나무엑스'에 대한 해외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장으로서 글로벌 데뷔전을 치른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과 류재철 LG전자 사장 역시 주요 부스를 둘러보며 글로벌 고객사와 미팅을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CES 기간 중 약 25개 글로벌 고객사·파트너와 만나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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