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즉시 취하려 한다"며 "의회에 이를 법제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집에 사는 것이지, 기업에 사는 게 아니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이 집을 대규모로 사들여 임대하는 현상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과 민주당에 의해 초래된 사상 최고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내집 마련이라는) 아메리칸드림이 점점 많은 사람, 특히 젊은 미국인들에게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주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배경에 대형 투자회사들의 주택 매입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포함된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약 55% 상승했다.
앞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정부가 미국 주택 구입자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새해 초에 곧 발표할 큰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버니 모레노 의원(공화·오하이오)은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이 해당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자신들이 그간 추진해 온 정책에 공화당이 반대하다가 뒤늦게 편승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상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주택 비용 인하를 위한 초당적 법안을 하원에서 자기 당이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여야 기류를 고려하면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법안이 제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생활비 부담' 문제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택·부동산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블랙스톤은 5.57% 하락했고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5.51% 떨어졌다. 미국 최대 단독주택 임대업체인 인비테이션 홈즈는 6% 밀렸으며 아메리칸 홈스 포 렌트도 4.3% 하락했다. 주택 건설·자재주도 약세를 보이며 빌더스 퍼스트소스는 5.6% 떨어졌고 S&P 1500 주택건설 지수는 2.6% 하락 마감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집값 안정에 효과적인지, 또 정치권 주장처럼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집값 상승의 '주범'인지를 놓고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블랙스톤, 아메리칸 홈스 포 렌트, 프로그레스 레지덴셜 등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차압 사태를 계기로 단독주택 매입을 늘려왔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이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기관투자자들은 전국 단독 임대주택 약 45만 채, 전체의 약 3%를 보유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동성 공급이 증가한 팬데믹 기간 휴스턴, 마이애미,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에선 기관투자자의 주택 거래가 20% 넘게 차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월가 임대사업자들은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집값과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다는 주장에도 선을 긋고 있다. 블랙스톤은 2025년 1월 보고서에서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2022년 이후 90% 급감했으며,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은 공급 부족이라고 주장했다. GAO 역시 자료의 한계를 이유로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주택 소유 기회에 미친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실제 주택 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방주택금융청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1.7% 상승해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1~2022년 약 20%에 달했던 정점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도 여전히 매물 부족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지난 1년여 동안 공급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주거비(셸터) 물가 상승률 역시 11월 기준 3.0%로 낮아지며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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