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방한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으며 유통 지형도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 경복궁·명동 등 정해진 코스를 돌며 면세점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리던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제는 한국인의 일상을 직접 경험하는 ‘데일리케이션(Daily+Vacation)’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K컬처의 위상이 전 세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집약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올리브영은 글로벌 K뷰티의 허브로서 입지를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쏟아지는 관광객…“지갑 열리는 방식이 달라졌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7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를 시간 단위로 환산하면 약 1.7초마다 1명의 외국인이 한국 땅을 밟은 셈이다.
주목할 점은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이들의 ‘소비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 1건당 평균 지출액은 2019년 15만원에서 작년 12만원으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1인당 총소비 금액은 오히려 83%나 급증했다. 이는 고가의 명품 한두 개를 사던 ‘빅 티켓’ 소비에서 벗어나 중저가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을 여러 차례 구매하는 ‘다품목 실속 소비’로 패턴이 재편됐음을 보여준다.
유명 관광지 대신 성수, 서촌 등 로컬 상권을 찾아 현지인처럼 먹고 즐기는 데일리케이션 트렌드는 이런 변화를 가속화했다. 이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K뷰티의 집결지인 올리브영이다. 2017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올리브영의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건수는 성수 상권에서 381%, 경복궁·서촌 상권에서 42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올리브영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기였던 2022년과 비교하면 무려 26배나 폭증한 수치다. 고객의 국적도 다양하다. 작년 올리브영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의 국적은 무려 190개국에 달했다. 유엔(UN) 정회원국이 193개국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관광객이 올리브영에서 쇼핑을 즐긴 것이다.
올리브영이 글로벌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비결은 ‘독보적 큐레이션’과 ‘체험형 콘텐츠’다. 대기업 브랜드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중소 인디 브랜드까지 2000여 개 이상의 브랜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피부 진단 등 체험형 서비스를 결합해 단순한 상점을 넘어선 ‘K뷰티 놀이터’로 진화한 전략이 해외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다.
미용관광부터 맨즈뷰티까지…이너뷰티 매출 50% 급증
올리브영은 늘어나는 외국인 수요를 잡기 위해 운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전국 130여 개 매장을 ‘글로벌관광상권’으로 지정해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권별 특성에 맞춘 특화 매장 전략은 올리브영의 핵심 경쟁력이다. 대표적인 곳이 압구정로데오점이다. 의료 관광을 위해 압구정을 찾는 외국인이 늘자 이곳을 ‘글로벌 미용관광’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시술 후 사후 관리를 위한 기초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전면에 배치하고, 전문적인 뷰티 카운셀링 공간을 마련했다. 홍대 상권의 ‘홍대놀이터점’은 남성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 100평 규모의 남성 전용 공간 ‘맨즈에딧’을 조성해 뷰티, 헬스, 패션 잡화까지 아우르며 남성들의 쇼핑 문턱을 낮췄다.
2025년 문을 연 ‘올리브영N 성수’는 올리브영이 지향하는 미래형 매장의 결정판이다. 피부·두피 및 개인 색상 진단 등 고도화된 뷰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의 피부 진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87%는 외국인이다. 올리브영 센트럴 강남 타운에서 운영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 역시 예약제로 운영될 만큼 인기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신청한 외국인들은 45분간 전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맞춤형 쇼핑을 즐긴다. 이런 서비스는 올리브영을 단순한 소매점이 아닌 ‘K뷰티 컨설팅 센터’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관심은 이제 바르는 화장품을 넘어 먹는 화장품, 즉 ‘이너뷰티’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인들의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 비결이 식습관에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콜라겐, 유산균, 슬리밍 제품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작년 외국인 이너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일상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올리브영이 한국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며 “글로벌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K뷰티 허브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