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 1년 새 2만5000가구 증발…"올해 더 큰 대란 온다"

  • 수도권 전세 35.6% 급감…성북구는 1년 새 81% 사라져

  • 최근 한 달간 서울 22개구 매물 감소…갱신권 사용도 폭증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수도권 전세 시장이 ‘매물 실종’을 넘어 ‘전세 소멸’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수도권에서만 2만4000가구가 넘는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최근 한 달 사이에도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마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전세 매물은 지난해 1월 1일 기준 6만9028건에서 지난달 31일에는 4만4476건으로 35.6% 줄었다. 불과 1년 사이에 2만4552가구 분량의 전세 매물이 수도권 임대차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지역 별로는 인천(-53.2%)과 경기(-42%)의 감소 폭이 서울(-26.9%)을 크게 압도하며 외곽 지역의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의 경우, 특정 자치구의 전세 매물이 1년 새 10건 중 8건이 사라진 사례도 확인된다. 성북구는 지난해 초 970건에서 현재는 181건으로 81.4% 감소라는 기록적인 감소율을 보였다. 이어 강동구(-69.2%), 관악구(-67.2%), 광진구(-66.5%), 강북구(-58.0%), 동대문구(-57.8%), 중랑구(-56.8%), 은평구(-56.2%), 노원구(-50.6%) 등 1년 새 전세 매물이 과반이나 사라진 곳도 9곳이나 됐다.
 
최근 한 달 간의 수치를 보면 전세 소멸 추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최근 1개월 새 서울 25개 자치구 중 22개 구에서 전세 물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성북구가 한 달 새 290건에서 181건으로 37.6% 줄어 감소율 1위를 기록했으며, 서대문구(-35.3%), 중랑구(-29.8%), 종로구(-21.7%), 동대문구·은평구(-21.0%), 강북구(-19.8%) 순으로 매물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워진 임차인들이 이동을 포기하고 기존 주택에 머물면서 매물 잠김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강남 3구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건수는 320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폭증했다. 반면 신규 전세 계약 건수는 32% 급감했다.
 
시장의 공급 부족 체감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 전세수급지수는 인천 164.5, 경기 160.4, 서울 159.8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는 2021년 10월 이후 3년여 만에 160선을 돌파하며 최악의 수급 불균형 상태를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서울 전셋값이 3.0% 오른 데 이어, 올해는 상승 폭이 4.7%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입주 가뭄은 내년부터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412가구로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다. 이마저도 서초(5155가구), 송파(2088가구) 등 강남권에 절반이 쏠려 있다. 노원·강북·관악·금천 등 서민 주거 지역 8개 자치구는 입주 물량이 아예 없을 전망이다. 신규 입주라는 유일한 탈출구마저 막히면서 전세난은 올해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아파트 준공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와 공공 매입임대 확대 등 특단의 단기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갱신권 만료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 주거 불안이 가중되지 않도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부여 등 민간 임대를 시장으로 유도하는 정책적 유인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전세 매물 출회가 한정적이고, 물리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기 때문에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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