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더 이상 일부 산업의 보조 기술이 아니다. 금융과 물류, 제조와 행정, 의료와 서비스 전반에서 판단과 실행의 일부를 맡기기 시작했다.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계획하고 움직이는 에이전트 AI의 확산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 운영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2026년은 AI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을 좌우하는 조건이 되는 해다.
그러나 분명히 할 원칙이 있다. AI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AI 산업을 키운다고 국가 성장이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AI를 통해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행정과 서비스의 비효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산업 전반의 병목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다. AI를 성장 전략의 중심에 둔다는 말은 국가 운영 방식 전반을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미다.
주요국의 AI 전략은 참고할 대목을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은 민간의 속도를 살리고 정부는 인프라와 환경을 뒷받침한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집중 투자로 규모와 속도를 확보했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를 고려해 현장 적용과 사회적 수용성을 중시한다. 유럽연합은 신뢰와 책임을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기준을 세웠다.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AI를 기술 정책이 아니라 국가 운영 전략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본격 시행되는 AI 기본법은 그 시험대다. 의료·금융·채용처럼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동시에 범용 기술과 혁신 영역까지 일률적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법은 기술을 멈추게 하는 족쇄가 아니라, 신뢰 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기준이어야 한다. 신뢰 없는 AI 성장도, 혁신 없는 규제도 지속될 수 없다.
AI 성장은 물리적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AI는 코드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전력과 데이터센터, 송전망이라는 기반 위에서 작동한다. 전기를 만들어도 보낼 길이 없는 상황에서 AI 강국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에너지 정책과 산업 정책이 엇박자를 낸다면 AI 전략은 구호로 끝난다. 코드를 논하기 전에 전선을 점검하는 것이 상식이다.
결국 핵심은 사람이다. AI는 일자리를 일방적으로 없애는 기술이 아니다. 다만 일하는 방식과 평가 기준을 바꾼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정보를 얼마나 많이 처리하느냐가 아니라, AI의 결과를 얼마나 정확히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기계는 계산할 수 있지만, 책임은 사람이 진다.
기술은 스스로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 AI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지, 또 하나의 갈등 요인이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2026년, 대한민국은 분명히 물어야 한다. AI를 얼마나 잘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국가 성장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그 질문에 답하는 한 해가 될 때, AI는 비로소 대한민국의 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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