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경제계 설문] 규제 완화, 배임죄 80%, 금산분리 73% '긍정적'...美 보호무역 맞서 경영 족쇄 끊어야"

  • 기업·5대 경제단체·전문가 대상 신년 경제 방향 조사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기업과 경제 전문가들은 배임죄·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 개선이 경영 활동에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주요국 간 '쩐의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이라 우리나라도 산업자본 확충 방안과 더불어 각종 경영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일 아주경제가 주요 기업과 경제 5단체,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배임법 완화 또는 부분적 폐지 논의'가 기업의 자율적 경영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사한 결과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우 긍정적'이 33%, '긍정적'이 46%로 나타났다. 이어 '보통이다'(7%), '전혀 도움이 안 된다'(7%), '무응답'(7%) 등이었다.
 
기업과 경제단체는 배임죄 판단 시 경영 활동과 형사 책임의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현행 배임죄는 단순 행정 위반까지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의 경영 리스크가 큰 만큼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배임죄 등 불합리한 경제형벌 체계는 기업의 과감한 투자나 신산업 진출 등 도전적인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만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 경영 활동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갖고 있는데 이를 사후 결과로 형사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고의적인 임무 위배와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며 형사뿐 아니라 민사 책임도 면책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 중 약 9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계도 배임죄 폐지를 적극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AI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에서 기업들이 '도태'와 '생존'의 중대한 기로에 선 만큼 기업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배임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은 대표이사가 생산, 영업, 인사, 재무 등 대부분 의사결정을 직접 맡는 사례가 많아 경영자에 대한 형사 처벌 중심의 현행 법 체계로는 기업이 존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박주홍 포스텍 IT기술융합공학과 교수는 "경제 환경과 기업 행태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 변수와 파편화된 정보의 조합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배임죄 폐지가 책임 회피, 도덕적 해이,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라는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보완과 통제 장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경제계는 첨단산업 대상 지주사와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해당 조치가 기업 경영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가 46%, '매우 그렇다'가 27%로 긍정 응답률이 73%에 달했다. 이어 '보통이다'(13%) '그렇지 않다'(7%) '무응답'(7%) 순이었다. 

특히 기업 응답자는 해당 정책이 자본 운용 유연성을 높여 투자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특정 기업 특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투자 기준과 사후 관리 체계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국가 전반의 상생 구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금산분리 완화는 경기 부양책이 아니라 첨단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위한 장기적 자본 공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반도체, 배터리, AI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자본 조달 숨통이 트이는 동시에 기업들이 신사업에 적극 도전할 수 있는 환경적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산분리와 같은 규제 개혁은 당초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기업들의 첨단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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