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 '反中 언론인' 지미 라이 유죄…종신형 선고 가능도

  • 내년 1월 2일까지 양형 의견 제출…법원, 내년초 양형 선고 전망

  • 외세 공모·선동 출판 등 3개 혐의 모두 유죄 판단

홍콩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사진AFP연합뉴스
홍콩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사진=AFP·연합뉴스]
홍콩 법원이 반중(反中) 성향 언론인 지미 라이(78)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모두에 유죄 판단을 내림에 따라, 종신형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고등법원은 14일(현지시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애플데일리(빈과일보)' 창업자인 지미 라이에 대해 외국 세력과의 공모, 선동적 자료 출판 등 3개 혐의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선고 공판 일정을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밝히며 지미 라이 측에 내년 1월 2일까지 서면 양형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정상참작 사유를 검토하기 위한 심리 공판은 내년 1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상참작 여부 등을 최종 반영한 양형 선고가 내년 1월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유죄 판결문은 총 855쪽에 달하며, 판사는 이 가운데 주요 판단 근거 등을 직접 낭독했다. 판사는 라이가 주장한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며, 일부 공모자들이 감형을 노리고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홍콩 대표적 반중 매체의 사주였던 지미 라이는 2020년 8월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 체포돼 같은 해 12월 기소됐다.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중국이 제정·시행한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 결탁 등 4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미 라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2023년 12월 본격적으로 심리에 들어갔고, 총 156일간의 공판을 거쳐 올해 8월 말 재판이 마무리됐다. 그는 기존에도 2019년 불법집회 주도 혐의로 징역 20개월, 애플데일리 사무실 허가 용도 위반으로 2022년 징역 69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애플데일리는 지미 라이가 홍콩 반환 전인 1995년 창간한 신문으로, 중국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 2021년 6월 24일 자진 폐간했다.

지미 라이 사건은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부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국 관계와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언급하며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국적인 지미 라이의 석방을 외교적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제기한 혐의에는 지미 라이가 2019년 7월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요청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AP통신은 "배심원 없이 진행된 지미 라이의 재판은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과거 영국 식민지의 언론 자유와 사법 독립 바로미터로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정치 관찰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면서 "중국의 외교 관계 시험대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국제적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법원 인근에는 취재진과 방청객 등이 대거 몰렸다. 법원 주변에는 1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일부는 행인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검문에 나섰다. 또 영국·미국·EU·캐나다 등 서방 국가 외교관 16명이 아침 일찍 법원에 도착해 재판을 참관했다.

한편, 지미 라이의 딸인 클레어 라이 초이는 최근 AP통신에 인터뷰에서 부친의 건강이 악화되고 수감 환경도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지미 라이가 심장 문제를 호소한 뒤 실시한 의료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제공된 의료 서비스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리 홍콩 경찰 국가안보처 총경 역시 유죄 판결을 환영하며 "지미 라이의 건강 악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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